이달 29일 거래시한 '올스톱'3자 모두 책임 전가… 애꿎은 직원들만 피해최종구 사법처리 임박… 다음 달 조사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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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누적된 250억원 규모의 이스타 체불 임금 때문이다. 오는 29일 거래 시한을 앞두고 양측이 “체불 임금은 상대방 부담”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딜 무산 우려마저 나온다.최근 이스타는 제주항공에 체불임금 분담을 제안했다. 이스타 직원들이 4~6월 급여를 포기하고, 남은 임금은 이스타와 제주항공이 나눠 부담하자는 내용이었다. 양 측 분담 금액은 약 145억원으로 추산된다.제주항공의 생각은 달랐다. 제주항공은 “체불 임금은 현 경영진과 대주주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상 체불 임금을 제주항공이 부담하겠다는 내용은 없다는 주장도 덧붙인다.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묵묵부답이다. 이스타홀딩스에는 창업자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녀들이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이상직 의원은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 “7년째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체불임금은 나와 관련 없다”며 책임을 회피 중이다.이스타 직원의 반발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조종사 노조 등 직원들은 연일 집회를 개최해 체불임금 해소와 인수 마무리를 촉구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상직 의원 등 대주주가 회사 매각금 545억 중 일부로 체불 임금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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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를 주축으로 한 임금체불 진정도 진행 중이다. 이스타 조종사 노조는 지난 4월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했다. 고용부는 이스타항공에 이달 9일까지 체불 임금을 해결하라고 주문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최근 고용부는 최종구 사장을 입건해 사법 절차에 돌입했다. 최 사장은 다음 달부터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잡음이 계속되자 제주항공의 딜 완주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바뀌었다. 거래는 인수가격 조율 후 속도를 내는 듯했지만 최근 들어 계속 주춤해서다.업계는 거래 성사가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를 낸다.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악화와 체불임금 규모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딜 좌초 시에는 이스타항공이 파산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 200억 대 체불임금 등을 고려하면 제주항공이 인수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계약금을 떼고서라도 딜을 포기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양 측 거래 무산 시 자립이 불가한 이스타는 파산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어 “현시점에서는 이상직 의원 등 대주주가 매각 대금으로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딜 좌초 시 대규모 실직과 파산이 우려되는 만큼 대주주의 경영책임, 국회의원으로서의 윤리의식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