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수급 효과 SK 전이 예상…SK팜테코·SK실트론 우량 자회사에 상승 잠재력그룹 주축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고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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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의 흥행 조짐 속에 SK그룹 지주회사 SK㈜의 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외 우량 비상장사들까지 더해 향후 그룹 주가에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SK는 전 거래일 대비 5.63% 오른 30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최저가를 찍은 지난 3월19일(10만7000원)과 비교할 때 3개월여 만에 189% 수직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대비 14조2479억원 늘어난 21조7765억원으로, 시총 상위 9위를 기록했다.

    최근 SK㈜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는 내달 2일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자체 신약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 획득 경험,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력 등을 갖추고 있어 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 22일 공모주 청약 첫날 경쟁률은 61.93대 1로, 지난 2016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45.34:1)을 크게 웃돈다.

    통상 지주사의 우량한 비상장 자회사 상장 시에는 지주사를 매도하고 자회사를 매수하는 경향을 보여 지주사 주가가 일시적이나마 약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최근  SK㈜ 주가가 급등하는 이유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이후 학습효과라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 상장 당시 유통주식 수는 20%에 불과해 상당히 적었을 뿐만 아니라 고평가 논란에 따라 국내외 기관들의 보유 비중이 상당히 적었던 편이었다. 때문에 시장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지주사 삼성물산을 대체재로 매수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기관투자자 배정 주식 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당시와 동일한 15% 수준이고 물량 배정 시 보호예수 가능성이 높아 상장 초기에는 유통주식수가 5%에 불과할 수도 있어 SK바이오팜의 수급 효과가 SK㈜에게로 전이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서 "SK바이오팜 상장 이후 주가가 어느정도 적정 밸류 수준으로 상승할 때까지 SK㈜에 대한 투자심리는 계속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 상장 이후 SK㈜의 기업가치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 구주 매출로 SK㈜에 최대 3070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고, 상장 후 SK바이오팜에 대한 SK㈜의 지분율이 75%에 달해 여전히 높은 지배력을 갖고 있다.

    SK바이오팜 외에도 우량 비상장사가 아직 다수 남아 있다는 점도 SK㈜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확실히 잡은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 M&A의 능력과 효과를 보여준 SK실트론이 SK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중 주목받는 기업들로, 주식을 상장할 수 있는 계열사가 줄잇고 있다"면서 "SK㈜는 주주가치 상승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그룹의 주축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는 고전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부진과 국제유가 급락으로 그룹 전체 실적의 40% 이상을 차지하는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만 1조7752억원이라는 막대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SK이노베이션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최근 유가가 회복되긴 했지만 1분기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이 2분기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시장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3870억원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코로나19에 따른 파장에 D램 가격상승이 제한되고 있다. 동남아에 자리한 각 업체들의 공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출하 속도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SK하이닉스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화웨이에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SK㈜를 지주사 중 가장 매력적인 기업으로 꼽으며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정욱 연구원은 "최근 SK바이오팜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SK 주가가 다소 급등했지만 여전히 적정 NAV 대비 25%가량 할인돼 있는 상태"라면서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한 상장 자회사들의 영업이익은 2분기에 1분기 대비 소폭 개선되고 하반기부터는 상당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 현 주가는 비상장자회사 가치와 영업가치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