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일가 보유지분 38.64% 전부 헌납“딜 마무리되면 체불임금 해결 등에 사용” 최종구 사장 "정부·임직원·제주항공, 회사 먼저 살리자"
  • ▲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관리실장(왼쪽)과 최종구 사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뉴데일리 권창회 기자
    ▲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관리실장(왼쪽)과 최종구 사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뉴데일리 권창회 기자

    이상직 이스타항공 창업자 겸 국회의원은 이스타항공 매각을 통해 가족들이 손에 쥐게 될 410억원 가량을 포기했다. 제주항공과의 딜이 무산되더라도 보유 지분 전량을 회사에 헌납하는 등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스타항공은 딜 클로징이 지연되면서 체불임금 등 경영악화가 심각하다며 제주항공의 빠른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상직 이스타항공 창업자 겸 국회의원은 29일 서면을 통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가족들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서구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유상 경영관리실장(전무)는 대주주인 이상직 창업자의 뜻이 담긴 서면을 대독했다.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자로서, 가족회의를 열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번민과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이 희생을 하더라도 회사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스타항공이 조속히 경영 정상화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올해 3월 보유 중인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제주항공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하던 이스타항공 주식 전량 39.64%와 기타 주식을 합친 물량이다.

    이 가운데 1%는 매각이 불가능해 실제로 이상직 의원과 가족들이 헌납할 보유 지분은 38.64%이다. 참고로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의원의 아들이자 골프선수인 이원준(99년생) 66.7%와 장녀 이수지(89년생) 33.3%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김유상 전무는 “38.64% 전체를 이스타항공에 헌납하는 것”이며 “지분 가치는 410억원으로, 향후 제주항공과의 협의 및 법률 자문 등을 통해 체불임금 해결에 사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월부터 5개월째 1600여명의 체불임금이 250억원에 이른다. 밀린 체불임금 250억원을 전부 해결해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대주주의 통큰 결단을 추켜세우면서 제주항공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인수작업을 빨리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최 사장은 “제주항공에 강력히 촉구한다”며 “당초 내걸었던 M&A 약속을 확실하게 이행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연되고 있는 M&A로 인해 이스타항공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제주항공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금명간 인수에 대한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과의 M&A 진행으로 정부 지원을 받을 자격도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사장은 정부 역시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임직원들에게도  구성원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근로자대표들은 “대주주의 통큰 결단을 고무적을 생각한다”며 “약 6개월동안 딜 클로징이 되기를 기다리면서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빠른 시간 내에 답을 주고, 필요하다면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