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등급법 부분 승인으로 우리금융 6조원 투자금 확보우리금융 3분기 내 우선매수권 행사 통해 인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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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내부등급법 부분승인으로 가용자본의 여력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그간 미뤄둔 아주캐피탈의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우리금융의 BIS 자기자본비율 평가방식을 기존 표준등급법에서 내부등급법 체제로 변경하는 것을 부분 승인했다. 

    내부등급법은 금융지주사에 대한 위험자산 평가 방식 중 하나로, 표준등급법 대비 위험가중자산이 줄어 BIS비율이 2%p 가량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이 일부 승인됨에 따라 BIS비율이 1.2%p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말 기준 BIS비율은 11.79%로, 금감원의 권고 수준(11.5%)를 겨우 넘겼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우리금융의 BIS 비율은 13%까지 올라가면서, 가용자본이 2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 6차례의 신종자본증권 등 발행을 통해 확보한 2조3500억원을 더하면, 6조원가량 투자금의 여유가 생긴다.

    따라서 우리금융은 그간 미뤄둔 아주캐피탈을 비롯해 증권사·저축은행·자산운용사 등 자회사 인수에 투자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주캐피탈의 경우 내부등급법 승인이 미뤄지면서, 2차례에 걸쳐 펀드 만기시기를 연장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6월 사모펀드인 ‘웰투시제3호사모투자합자회사’는 아주캐피탈의 지분 74.03%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은 사모펀드에 1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50%를 확보했으며,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도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카드·종합금융·자산신탁 등 다른 금융계열사의 자회사 편입을 이유로 한차례 펀드 만기를 연기했다. 올해도 펀드 만기 시기인 6월 14일 전까지 내부등급법 승인이 이뤄지지 않아, 우선매수권 행사를 미뤘다. 

    따라서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이 떨어진 지금 시점에서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 인수를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업계에서도 이르면 올해 3분기 내 인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금투 연구원은 "전날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변경을 부분적으로 승인했다"며 "이번 단계적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BIS비율이 1.2%포인트 개선돼 3분기 중에는 아주캐피탈 인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주캐피탈은 현재 시중에 나온 캐피탈업계 매물 중 알짜기업으로 평가된다. 작년 말 연결기준 아주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1016억원이며, 올해 1분기에도 26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자동차금융을 기반으로 탄탄한 영업조직망을 갖추고 있으며, 자회사로 아주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또한 우리금융의 인수 기대감에 주가도 한때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1만1000원이던 아주캐피탈 주가는 6월 30일 1만1150원, 7월 1일 1만1700원까지 상승했다. 이 로 인해 증권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매수 전까지 주가순자자산비율(PBR) 좀 더 상승할 것으로 바라봤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의 인수 당시 지난 2017년 아주캐피탈의 PBR은 0.7배였으나, 우리금융으로 인수 기대감에 꾸준히 상승하며 4월 말 0.92배까지 치솟았다. 

    따라서 아주캐피탈의 인수가격은 ‘PBR이 1배를 넘더라도 최대 1배 가격으로 사들인다’는 옵션 계약에 따라 6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