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400여 명 참석"제주항공이 셧다운·구조조정 지시하고 말 바꿔"M&A 성사 등 모기업 책임 요구
  • ▲ 8일 애경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갖는 이스타항공 노조 ⓒ 연합뉴스
    ▲ 8일 애경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갖는 이스타항공 노조 ⓒ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노조가 애경그룹을 찾아 현재 진행 중인 인수합병(M&A)을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제주항공과의 거래는 모기업 애경그룹의 책임”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8일 서울 동교동 애경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400여 명의 노조원이 참석했다.

    노조는 M&A 당사자인 제주항공과 모회사 애경산업을 비판했다. 창업주이자 실소유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규탄 발언도 이어졌다.

    박이삼 이스타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급여가 체불된 지 135일이 지났다. 고통스러운 삶이 지속됐고 가족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며 “잘못 없는 직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으며 애경과 제주항공 두 회사가 회사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발언했다.

    현재 이스타와 제주항공은 셧다운(운항 중단)과 250억대 체불 임금 책임 주체를 두고 공방 중이다. 양 측 갈등 격화로 거래는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를 비롯한 이스타 측은 “제주항공이 셧다운과 구조조정을 지시했으며, 체불 임금도 인수 후 책임지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은 “셧다운과 구조조정은 이스타 자체 결정이며 체불 건도 스스로 해결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스타 객실 승무원은 “구조조정 불안에 6개월 동안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다. 그러던 중 제주항공이 셧다운을 결정해 손님과 노선을 빼앗았다”며 “알바도 구하지 못해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주항공은 딜 파기 가능성을 거론한 상태다. 태국 자회사 지급보증 등 주식거래계약(SPA)에 명시된 선행 조건을 이스타가 충족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SPA 체결 후 발생한 체불 임금을 포함, 이스타가 갚아야 하는 미납금은 총 800억원 규모다. 제주항공은 “이달 15일까지 조건 미충족 시 거래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양 측은 셧다운, 구조조정 책임 주체에 대한 진실 공방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스타 노조가 공개한 최종구 대표와 이석주 전 제주항공 대표의 통화 내용에서 비롯된 논쟁이다. 

    노조는 “이 대표가 구조조정을 지시했고 체불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며 “이는 명백한 경영 개입이며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제주항공은 “경영 개입은 없었으며 체불임금 관련 대화는 딜 클로징 후 빠르게 지급하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