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태양광·니콜라 잭팟… 신세대 경제인 ‘선봉장’김남호 DB 회장, 금융·IT그룹으로 탈바꿈 주도정기선 현대重 부사장,글로벌서비스로 조선 부진 타개
  • ▲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왼쪽)과 김남호 DB그룹 회장. ⓒ각사
    ▲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왼쪽)과 김남호 DB그룹 회장. ⓒ각사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30, 40대 젊은 리더들이 속속 등장한다. 흐름의 선두에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과 김남호 DB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사장은 최근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 투자로 잭팟을 터뜨렸다. 김 부사장은 그간 한화큐셀에서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성공적인 재계 데뷔를 마친 바 있다.

    ‘제2의 테슬라’로 꼽히는 니콜라에 대한 선제투자는 김 부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설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8년 11월 니콜라에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해 지분 6.13%를 확보했다. 이후 니콜라가 지난달 나스닥에 상장하자 지분가치는 7배 이상 뛰었다.

    니콜라는 김동관 부사장의 ‘픽’이다. 미국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담당하는 현지 조직이 투자 필요성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게기가 됐다. 김 부사장은 10여년간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면서 쌓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노하우로 니콜라 투자결정에 큰 역할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부사장은 신세대 총수 일가 중 경영능력을 가장 빨리 입증한 모범사례”라며 “태양광과 니콜라 투자라는 큰 성과를 달성해 후계구도가 자연스럽게 완성된 셈”이라고 언급했다.

    DB그룹도 ‘신세대 회장’의 등장으로 총수 부재 사태를 딛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이달초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신임 그룹 회장으로 선임돼 본격적인 2세 경영시대가 열렸다.

    김 회장은 2009년 그룹에 입사해 동부제철과 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에서 생산·영업·공정관리·인사 등 여러 분야를 걸치며 실무경험을 쌓았다. 특히 국내외 투자 금융전문가와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2010년대 중반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가 중심이 된 구조조정으로 DB그룹은 금융 및 IT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최근 DB메탈의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경영정상화에도 김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 ▲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현대중공업
    ▲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현대중공업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도 대표적인 신세대 경영자다. 그는 2016년 12월 현대중공업의 조선·엔진·전기전자 사업부의 AS사업을 양수해 출범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창립을 주도했다. 이 회사는 정 부사장에게 그간 축적한 경영능력을 입증할 시험대였다.

    글로벌서비스는 최근 지주 전체 실적을 지탱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13억원, 312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조선업 부진으로 실적이 감소한 부분을 글로벌서비스가 채운 셈이다.

    정기선 부사장은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범 현대가뿐만 아니라 정 부사장과 친분이 있고 앞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 신세대 경제인도 대거 참석했다. 김동관 부사장과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 등이 자리하면서 한국경제를 선도할 리더들이 모인 것이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재 위치에서 어느 정도 실적을 쌓은 신세대 총수들은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 중이다”며 “추가적인 경영능력 입증을 위해 각자의 능력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영수업코스를 밟으며 등장 시기를 저울질 중인 잠룡(潛龍)도 많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34)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현재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법인에 근무하며 신동빈 회장의 궤적을 따르며 후계자 코스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