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답지 않은 외관과 편의 장치차선이탈 경고에 3점식 안전띠 등 안전성 뛰어나협소한 좌석·승차감 아쉬워
  •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마스터 버스 ⓒ박상재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마스터 버스 ⓒ박상재 기자
    잘 팔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안전성이 뛰어났다. 합리적인 가격은 덤이다. 최근 부분 변경을 거친 르노 마스터 버스 얘기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마스터는 가장 ‘뜨거운’ 선수다. 현대·기아차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상용차 시장에 야심 차게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최근 마스터 버스(13인승)를 직접 몰고 복잡한 시내와 고속도로 등 250㎞를 달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격 대비 이만한 버스는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상반기(1~6월) 918대나 팔렸는데, 운전을 업으로 삼고 있는 소비자의 깐깐한 안목은 정확했다.

    마스터 버스 앞에 서니 엄청나게 큰 차체에 압도됐다. ‘운전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몰려왔다. 13인승 기준 전장(길이)이 5575㎜에 달할 정도로 길고 전고(높이)는 2500㎜나 된다. 실내에서 키가 180㎝인 사람이 서 있어도 머리 위 공간이 조금 남는 높이다.

    외관은 부분 변경을 거쳐 상용차답지 않게 유려했다. 한눈에 르노임을 알아볼 수 있는 ‘패밀리 룩’을 갖췄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큰 르노 엠블럼을 중심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이 이어진다. 양쪽 끝 헤드램프는 특유의 ‘C’자형 주간주행등을 넣었다.

    특히 간결한 보닛과 큼지막한 유리 창문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버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뒷면 중앙에는 깨알 같은 보조 제동등이 자리잡고 있다.
  •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마스터 버스 ⓒ박상재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마스터 버스 ⓒ박상재 기자
    운전석에 앉자 높은 차체 덕분에 시야가 탁 트였다. ‘돌리는’ 열쇠로 시동을 걸고 안을 둘러보니 편의 장치가 세단 부럽지 않다. 계기판에 있는 3.5인치 디스플레이와 오토 라이트 기능, 내비게이션도 들어갔다. 운전대 뒤로는 소리를 줄이거나 이전·다음곡으로 넘어가게 하는 버튼까지 있었다.

    가속페달을 밟자 그르릉 소리를 내며 힘차게 앞으로 나갔다. 최고 출력 163마력, 최대 토크 38.7㎏·m 힘을 발휘하는 디젤(경유) 엔진은 몸무게가 2455㎏인 차체를 끄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짧은 보닛은 운전을 한결 수월하게 해줬다. 좁은 골목길과 코너를 돌 때 수월했고 맞은편 차선을 넘는 일도 없었다. 다만 차체가 높은 만큼 회전할 때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탑재한 6단 수동변속기는 매끄럽다. 저단 영역에서 토크 분출이 많아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도 거뜬했다. 오르막길도 시원하게 치고 올라갔다. 반클러치 범위가 넓어 ‘시동을 꺼뜨릴까’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됐다.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안전성이었다. 주행 중 차선을 조금만 벗어나도 ‘삐비빅’하는 경고음이 크게 울렸다. 차선이탈 경고가 작동한 것이다. 여기에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 후방 경보 시스템, 차체 자세제어장치(ESC) 등도 장착했다.

    특히 시속 70㎞ 이상으로 달릴 때 강한 바람에 차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측풍 영향 보정 기능’까지 들어가 있다. 안전이 최우선인 운전사에게 이만한 효자가 없다. 

    어깨를 가로질러 허리까지 잡아주는 3점식 안전띠는 탑승객 보호 성능이 탁월하다. 골반만 감싸는 2점식 안전띠를 단 경쟁 차종과 비교해 차별점이자 강점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승차감이었다. 요철 등으로 울퉁불퉁한 구간에서는 몸이 들썩였다. 뒷좌석은 이런 경향이 더 심했다. 내장재나 흠음재를 덜 부착해 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 밖에 좌석이 너무 협소한 탓에 옆사람과 어깨가 부딪치는 일이 잦았다. 마치 체격이 큰 성인 남자 2명이 일반 고속버스 좌석에 나란히 앉아 가는 기분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면에서는 단연 최고다. 마스터 버스 판매 가격은 13인승이 3729만원, 15인승은 4699만원이다. 15인승 및 16인승인 경쟁 차종(6163만~6489만원)보다 2434만원가량 저렴하다.

    르노삼성은 강화한 안전 사양을 앞세워 상용차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마스터 버스 ⓒ박상재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마스터 버스 ⓒ박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