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인 CEO 김의성 대표, 취임 1년만에 물러나유독 잦은 CEO 교체…5년만에 벌써 네명째차기 CEO에 상당한 부담…조만간 신임 대표 선임될 듯
  • ▲ 김의성 BAT코리아 사장.ⓒ뉴데일리DB
    ▲ 김의성 BAT코리아 사장.ⓒ뉴데일리DB
    CEO의 무덤으로 꼽히는 BAT코리아의 대표이사가 1년만에 또 다시 교체된다. BAT코리아 역사상 첫 한국인 CEO인 김의성 대표가 취임 약 1년만에 사임한 것. 이로서 BAT코리아는 2016년 이후 5년만에 4번째 CEO 교체를 맞이하게 됐다는 평가다. 

    13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 대표는 BAT코리아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김 대표가 취임한 것이 지난해 7월 22일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만 1년을 채우지 못한 셈이다. 후임 대표이사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조만간에 공식적으로 인사여부에 대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셈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인사가 확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CEO의 교체를 상당한 의외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최초의 한국인 CEO답게 던힐에 두 개의 캡슐을 넣은 ‘던힐 파인컷 더블 캡슐’ 등을 출시하면서 국내 캡슐 담배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해왔다. 국내 가향 및 캡슐 담배 비중은 최근 38% 수준으로 성장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신제품도 출시를 예정하면서 점유율의 드라이브를 걸던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CEO의 교체는 사실상 BAT 본사의 일방적 경질로 보는 시각이 많다. BAT코리아가 지난해 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이 커지자 점유율과 무관하게 곧 바로 CEO 교체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실제 BAT코리아는 CEO의 무덤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16년 이후 거쳐 간 CEO만 4명이다. 

    짧게는 임기 반년도 채우지 못한 에릭 스톨 전 대표(2016년 1~5월)를 비롯해 토니 헤이워드 전 대표(2016년 9월~2017년 8월)가 1년을 취임했고. 유일하게 매튜 쥬에리 전 대표(2017년 8월~2019년 6월)가 2년의 임기를 채웠다. 

    여기에 김 대표가 임기 1년만에 물러나면서 BAT코리아는 5년만에 5번째 CEO를 맞이하게 됐다는 평가다. BAT코리아는 조만간 신임 CEO를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기호와 트렌드가 느리게 조금씩 변하는 담배업의 특성상 CEO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영활동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BAT코리아는 ‘파리목숨 CEO’가 많은 외국계 기업에서도 유독 CEO의 교체가 잦은 곳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CEO의 잦은 교체는 다음 CEO의 경영에도 상당한 중압감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경쟁사인 한국필립모리스와 JTI코리아는 지난해 신임 대표이사를 각각 선임했지만 전임자인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전 대표가 9년간 CEO를 맡아왔고 JTI코리아의 스티브 다이어 전 대표이사도 4년간 CEO를 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