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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연일 가파른 상승세 속에 국내 2차전지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는 기업공개(IPO) 시장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관련 기업들의 줄등판이 예고되고 있다.
◆'저세상 주식' 테슬라, 국내 2차전지 종목도 고공행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400달러 수준이던 주가는 지난 13일(현지시각) 기준 장중 179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1497.06달러에 마감했지만 시장은 테슬라의 주가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중국내 판매량이 급증한데다 이에 따라 S&P500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한 틈을 타 온라인 판매 전략을 통해 2분기 판매량은 9만650대로 예상치인 7만2000대를 크게 넘어섰다. 2분기 실적 흑자 전환 시 오는 9월 진행되는 S&P500 정기편입 때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의 급부상으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전기차 핵심기술인 2차전지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에 '그린뉴딜'이 포함되면서 2차전지 관련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반영돼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급등세다.
LG화학의 지난 13일 종가는 54만7000원으로 연초(31만4000원)보다 74.2% 급등했다. 삼성SDI도 같은 기간 기준 23만2000원에서 39만4000원으로 69.8% 올랐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 및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연초 5만30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3일 13만7300원까지 올랐다. 무려 159.0% 급등한 수치다. 포스코케미칼 61.3%, 천보 56.2%, 엘앤에프 76.1% 등 관련 기업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2차전지 업종에 대한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린 뉴딜, 전기차 전용플랫폼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하반기부터 장기 가속 성장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유럽 지역에서의 전기차 성장세와 글로벌 확장을 지속하는 테슬라의 현지 조달 전략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IPO시장도 2차전지 새내기 줄등판 예고…내년까지 이어간다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에도 테슬라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상장을 앞둔 2차전지 관련 기업만 3곳이다.
2차전지 후공정 설비업체 에이프로는 오는 16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8~9일 공모 청약에서 청약 경쟁률은 1582.52대 1, 청약 증거금은 4조6759억원을 기록해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경쟁률로는 최근 돌풍급 인기를 끌었던 SK바이오팜(323대 1)보다 5배 높은 수준이다. 확정 공모가 2만1600원을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370억원이다.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2차전지 제조장비 업체 티에스아이도 이달 22일 코스닥 이전 상장을 앞뒀다. 지난 6~7일 공모 청약에서 청약 경쟁률은 12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예정가(7500~9500원)를 뛰어넘는 1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2차전지 소재업체 이엔드디도 오는 30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오는 14~15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21~22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예정가는 1만2350~1만4400원, 예상 공모 금액은 289억~337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155억~1347억원으로 추산된다.
공모주 시장에 불어온 2차전지 열기는 내년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등 2차전지 제조업체에 생산설비를 공급하는 윤성에프앤씨도 최근 미래에셋대우를 대표주관사로 선정, 본격적인 IPO 준비에 나섰다. 내년 상반기 소부장(소재·부품·장비)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추산 윤성에프앤씨의 예상 공모 규모는 400억~500억원이다.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신설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달 초 미래에셋대우와 JP모건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해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업계 추산 기업가치는 약 6조원으로, 내년도 상반기 IPO대어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