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개최 코 앞인데… 여전히 미정"한국·일본 대회 美 서부로 변경될 수도"… AP통신전세계 시청자만 10억명… 효과 반감 '울상'
  • ▲ 2019년 더CJ컵 우승자 저스틴 토마스와 기념촬영을 하는 CJ그룹 이재현 회장.ⓒCJ그룹
    ▲ 2019년 더CJ컵 우승자 저스틴 토마스와 기념촬영을 하는 CJ그룹 이재현 회장.ⓒCJ그룹
    국내 유일의 PGA 대회인 '더CJ컵@나인브릿지(CJ컵)'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10월 개최가 채 10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아예 대회 장소가 제주도 대신 미국 서부로 옮겨질 수도 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왔다.

    화들짝 놀란 CJ는 "투어 변경과 관련해어떤 문의나 제안을 받은 바가 없다"며 "해당 외신 보도에 대해 PGA 투어에 질의를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만약 300억씩 들여 개최하는 CJ컵이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열릴 경우 대회 개최의 의미가 크게 축소될 수 밖에 없다.

    CJ는 2017년부터 2026년까지 10년간 한국 개최 조건으로 대회의 메인스폰서를 맡아왔다. 대회 총 상금만도 975만 달러(한화 약 115억원)이며 전체 비용은 300억에 달한다.  주요 메이저 대회를 제외하고는 최고 수준이다. 

    그래서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PGA투어 정규 대회인 CJ컵이 국내에서 열리지 못한다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로 4년째로 CJ컵은 그간  ‘스포츠∙문화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해마다 10억명이 넘게 대회를 시청하고 4만여명의 갤러리들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고 엑스포에 마련된 이벤트 및 후원 브랜드들을 체험하며 스포츠 축제를 즐겼다.

    대회 운영 경비로만 300억원을 투자하는 CJ그룹의 미디어 노출, 광고 등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성공가도에 고무된 이재현 회장은  “더CJ컵을 ‘글로벌 CJ’의 위상을 높이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하라”고 경영진에게 특별 주문까지 했었다.

    전세계에 CJ 브랜드를 알리고 K-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마케팅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에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매끄러운 대회 운영과 세계적 수준의 코스, 다양한 즐길거리로 많은 화제를 낳았고 PGA투어 관계자뿐 아니라 외신들은 ‘완벽’이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자리를 잡아가던 대회에 먹구름이 드리운건 '코로나19' 때문이다. AP통신은 15일(한국시간) '올해 아시아 대회는 열리지 않고, 미국 서부 지역으로 옮겨서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CJ컵은 미국 네바다주,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조조 챔피언십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각각 열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예정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는 중국이 국제 스포츠 대회를 열지 않기로 해 취소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에서는 정상급 선수들이 동아시아 지역까지 원정을 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올해 마스터스가 코로나19로 기존 4월에서 11월로 연기되면서 코로나19가 호전되더라도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동아시아 원정을 꺼릴 것이라는 추측이다. 

    올해 아시아에서 열릴 예정인 PGA투어 대회는 10월 15일 제주도에서 개막하는 CJ컵, 그 다음 주 일본에서 개최되는 조조 챔피언십, 그리고 10월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될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HSBC 챔피언스 등 3개다. 

    CJ그룹은 적어도 일년의 반 이상을 이 대회에 쏟아붓는다. 대회의 큰 밑그림을 완성한 뒤 세부 사항을 하나씩 확정해 나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세계적인 수준의 코스와 다양한 즐길거리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고민거리는 CJ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지 여부다.

    하지만 올해는 예전과 다르다. 그룹 내부적에서 조차 실제 개최 여부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17일 PGA 일정을 확인한 결과, CJ컵은 오는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제주 개최로 잡혀있지만 주최사인 CJ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로 인해 아직까지 실제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CJ컵은 이미 스포츠 행사를 넘어 CJ그룹의 브랜드로 각인되고 있다. 최근 CJ그룹이 미국을 주요 전략 시장으로 삼고 투자를 늘려가면서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안타까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회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데,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CJ그룹 마케팅 차원에서는 미국에서 개최되는 것도 나쁘지 않으나, 국내 선수들의 참여와 대회 진행을 위해서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