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항소심서 선처 호소… "깊이 반성해 대표직 사임"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사장이 2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항소 5-1부(부장판사 최병률 유석동 이관형)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조 사장 측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조 사장은 “아직 죄값을 다 치르지 못했다는 반성에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며 “어리석은 욕심과 안일한 생각에 잘못을 저질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감돼 있던 4개월여 동안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생각했다”면서 “자비와 선처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추가 증거 및 증인 신문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힌 조 사장에 대해 징역 4년과 6억1500만원의 추징금 납부를 구형했다.

조 부회장 측 변호인은 “비자금 조성이나 불법적 유용이 목적이 아니므로 일반적 기업자금 횡령과는 다르다”며 “경제적 이익을 본 것이 없는 이유를 들어 항소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조 부회장의 친누나인 조희원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조 회장은 친누나가 해외 장기 체류 비자를 받아 희귀질환을 앓는 조카 치료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검사 측은 이날 조 사장이 대기업 주인으로서 장기간에 걸쳐 마련한 점, 차명계좌를 쓴 점 등을 항소 이유로 제시했다. 조 회장의 경우 개인적 이익을 위해 지위를 악용했음에도 형량이 가볍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을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 총 6억1500여만원을 수수하고 계열사 등의 자금 2억63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그는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6억1500만원의 추징금 납부를 선고 받은 바 있다.

조 부회장은 친누나가 미국 법인에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1억1000여만원을 인건비로 지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