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약점인 충전 시간 해결이르면 연말 800V 전압 나와… 최대 350㎾ 급속 충전20분 만에 배터리 80%, 전비 향상
  • ▲ 현대자동차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설치, 운영 중인 350㎾급 ‘하이-차저’ ⓒ현대차
    ▲ 현대자동차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설치, 운영 중인 350㎾급 ‘하이-차저’ ⓒ현대차
    순수 전기 자동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차세대 기술 패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 늘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충전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준비 작업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조만간 내연기관 못잖게 전기차 이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1~6월) 국내서 팔린 전기차는 2만272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27.4% 증가한 수치다. 정부 구매 보조금과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 출시, 충전 인프라 구축이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다만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여전히 단점으로 지적된다. 지금은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급속 충전해도 1시간은 꼼짝없이 기다려야 한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대부분은 400V 미만의 전압을 갖추고 있다. 이에 충전 전력을 최대 150㎾가량 받아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300㎾ 충전 시설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지원이 안 돼 실제로는 150㎾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최근 출시된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가 150㎾ 급속 충전이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C는 110㎾를, 재규어랜드로버 I-페이스가 100㎾의 충전 전력을 받아들인다.

    업계는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전기차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800V 전압을 갖춰 급속 충전 때 20분 만에 450㎞를 주행할 수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충전 시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먼저 포르쉐는 하반기 중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들여온다. 타이칸은 800V 충전 기능을 지원해 충전 전력을 270㎾까지 수용한다. 93㎾h 용량의 배터리 기준 80% 충전에 20여 분이 걸린다.

    현대차는 내년 초 내놓는 차세대 전기차(코드명 NE)에 800V 충전 시스템을 탑재하기로 했다. 울산 1공장은 현재 생산라인 증설을 준비 중이다.

    전압이 800V인 전기차는 몸무게(공차중량)를 줄일 수 있어 연비(전기차의 연비)도 뛰어나다. 전압을 높이면 전류를 낮출 수 있고, 이 경우 전선 굵기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800V 전기차를 위한 충전 시설도 속속 갖춰지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350㎾급 하이-차저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향후 빅 데이터를 분석해 전국으로 확대해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포르쉐는 이마트 등 전국 19곳에 320㎾급 충전 시설을 준비 중에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전기차 시장 개화를 넘어 대중화가 사실상 시작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