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수도권주택 공급확대 방안 곧 공개용적률상향·공실상가 및 유휴부지활용 검토 대책발표때마다 집값 들썩…태릉인근 호가↑
  • ▲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으나 악화된 민심을 회복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안정은 커녕 부동산시장 혼란만 더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이 주택공급대책 발표 일정을 조율중이다. 이르면 28일, 늦어도 이달말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구체적 내용이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고밀개발을 비롯해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유휴부지 등 신규택지 발굴, 공공정비사업 등이 이번 대책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의 관심이 쏠린 부분은 유휴부지를 활용한 신규주택 공급 내용이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83만㎡) 부지가 유력한 곳으로 떠올랐고 잠실·탄천 유수지 행복주택 시범지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등이 후보에 거론됐다. 서초구 옛 한국교육개발원이나 안양교도소 부지도 검토 대상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공실상가를 주택으로 용도변경해 1인용 주거 임대가구를 늘리고 용산정비창 등 지역 용적률을 높여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앞서 용산정비창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지정하고 800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한다고 밝혔는데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해 용적률을 1000%로 올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용적률을 높이면 1만가구 이상 공급할수 있어서다. 만약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치인 1500%로 용적률을 올리면 2만가구 이상도 지을 수 있다고 추산된다.

    같은 맥락으로 3기 신도시, 경기도 성남 복정과 서현, 남양주 진접2 등 공공택지에서의 용적률 상향도 고심중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 공급카드를 꺼내 들것으로 예상됨에도 시장반응은 시큰둥하다. 

    부동산 안정이라는 명목으로 모두 22번째의 규제 방안을 발표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집값을 잡기는 커녕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릉골프장 활용안이 거론되자마자 인근 아파트가격이 곧바로 들썩였다. 

    태릉골프장과 인접한 경기도 구리시 갈매지구 아파트의 호가도 빠르게 치솟았다. 갈매역 아이파크 전용 84㎡ 호가는 일주일 사이 최고 9억5000만원까지 뛰어올랐다. 

    이달초 실거래 가격이 7억원대 후반대이었는데 당정에서 주택공급 활용부지로 태릉골프장이 언급되자 호가가 껑충 뛴 셈이다. 

    노원구 공릉동도 비슷한 분위기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부가 직접 나서서 태릉골프장 일대를 개발하면 교통과 인프라도 좋아질 수 있어 집값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매물잠김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집값안정을 위해 주택공급 방안을 내놓는 것이지만 또다시 주택가격만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으로 발생한 성난 민심을 달래고자 공급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시장은 신뢰가 없고 피로도만 임계치에 달한 상황"이라며 "섣부른 대책 발표를 멈추고 거리에서 피켓을 든 시민들의 의견부터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