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딜 파기' 허점 찌르기이행 보증금·파기 책임 소송戰 불가피공문·회의록 등 'HDC 측 실사중단' 증명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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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당사자 간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실사가 필요하다”며 거래 종결을 미루고 있다. "인수의지는 변함없다"는 립서비스는 빼놓지 않지만 속내는 사뭇 다르다.

    금호 역시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딜을 채근하는 듯 보이지만 한켠에선 무산을 염두에 둔 플랜B를 준비중이다.

    채권단인 산은과 금융당국은 겉으론 "양 당사자간에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역시 딜 파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HDC와 금호는 최근 핑퐁식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거래 지연이나 무산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기 위함이다.

    HDC는 “금호와 아시아나가 거래 선행조건을 미충족했으며, 재실사 요구도 묵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금호는 “HDC가 거래를 위한 충분한 실사를 진행하고도 고의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반박한다.

    한걸음 더 나아간 금호는 최근 발송한 공문을 통해 아예 2500억원의 위약금 몰취와 계약 파기 가능성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관련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도 이번 딜은 사실상 무산됐다는데로 모아진다.

    자연스레 계약금 2500억을 둘러싼 '반환'과 '몰취' 공방이 뒤따를 전망이다.

    소송의 핵심은 ‘HDC의 실사 중단 여부’다. 금호는 “HDC가 거래 조건 재협상을 요청한 4월 이후 인수단 활동이 급격히 줄었다”고 주장한다. HDC가 아시아나에 파견한 54명의 인수단이 4월 이후 18명으로 축소됐으며, 관련 업무도 거의 없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 ▲ 정몽규 HDC 회장 ⓒ 뉴데일리경제
    ▲ 정몽규 HDC 회장 ⓒ 뉴데일리경제
    HDC는 인수단 파견 초기부터 현재까지 실사를 성실히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차입금 증가, 부실계열사 지원 보고 누락 등 거래 지연 사유가 모두 금호와 아시아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도 빼놓지 않는다.

    전문가는 양 측이 주고받은 공문, 회의록 등 관련 문서에 대한 법적 해석이 소송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본다. HDC 측이 주장하는 ‘거래 선행조건 미충족’에 대한 판단은 앞선 주식매매계약서(SPA)를 바탕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호 주장대로 4월 이후 HDC 측 인수단이 실사 업무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면 배임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간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HDC 측은 언론 등 공식석상에서 아시아나 인수 의지를 수차례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관련한 판단은 이행보증금 반환, 거래 지연으로 인한 피해 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양 측이 거래 기간 중 주고받은 공문, 회의록 등 공식 문서에 대한 법적 해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