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셀 부문, 美 소프트웨어 업체 '젤리' 인수모듈 제조업에서 IT 기반 태양광 전력판매업 확장
  • ▲ 태양광발전. ⓒ한화에너지
    ▲ 태양광발전.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이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하면서 기존의 태양광 셀, 모듈 중심의 제조업에서 빅데이터와 AI 등을 활용한 4차산업 기반의 미래형 에너지사업자로 진화하겠다는 것이다.

    10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큐셀 부문(한화큐셀)은 전날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잉 에너지 랩스(Growing Energy Labs, Geli, 젤리)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백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 측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늦어도 연내에 인수 작업을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젤리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상업용 태양광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제어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젤리는 노스웨스턴 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으로 맥킨지를 거친 CEO 댄 로플린을 비롯해 MIT 출신의 창업자 라이언 와테나 등 최고 수준의 경영진과 IT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호주 멜버른에도 사무실이 있다.

    한화큐셀은 이번 인수로 수익성이 높은 분산형 에너지솔루션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태양광(PV) 모듈을 판매해 수익을 냈다면 젤리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광 전력 패키지(PV+ESS)를 고객에게 임대한 뒤에 전력거래 계약을 맺는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의 전력사용 데이터를 수집한 뒤 젤리가 자체 개발한 AI 기술로 사용 패턴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요금 체계를 선택할 수 있고,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하다 남으면 다른 사용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미국 상업 및 산업(C&I) 시장에 본격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앞서 한화큐셀은 유럽과 호주 시장에 자체 개발한 주거용 에너지저장시스템을 출시한 바 있다.

    2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전 세계 에너지 리테일 시장은 이미 급변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신재생에너지의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개인과 기업, 지역 정부 등이 주체가 되는 분산형 발전이 확산되고 있고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되면서 에너지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한화큐셀은 에너지 산업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 지난해 말부터 젤리 인수를 검토해왔다.

    당초 1분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회사 차원의 투자계획이 재조정되면서 인수가 어려워질 뻔했다. 하지만 분산형 에너지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젤리 인수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협상일정을 연장, 최종적으로 인수를 확정했다.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은 "종합적인 에너지솔루션을 갖춘 ESS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젤리 인수를 계기로 경쟁력 있는 에너지솔루션을 개발해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분산형 에너지 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큐셀과 젤리의 역량을 합하면 고객에게 스마트한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고, 더 깨끗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11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