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출범 28년만 첫 시행… 매년 휴일로CJ·롯데·한진·우체국 등 휴무… 17일 재개쿠팡·마켓컬리 등 유통사 자체 배송은 정상 근무
  • 택배업계가 매년 8월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했다. 택배 서비스 출범 28년 만의 첫 시행이다. 이날 전국 5만여 명의 배송 기사는 일제히 업무를 쉰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로젠택배, 우체국은 14일 하루 동안 배송을 중단한다. 각 업체는 휴무 전날인 13일 부패 가능성이 있는 식품류 등 일부 물품의 집화를 제한했다. 업계는 임시공휴일인 17일부터 업무를 재개한다.

    업계는 올해부터 택배 없는 날을 정례화한다. 주요 업체가 속해있는 한국통합물류협회와 고용노동부는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관련 행사에는 이재갑 고용부 장관과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그간 업계는 휴무일 도입을 위해 다양한 논의를 거쳤다.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근무하는 배송 기사들은 일반 근로자와 달리 여름 휴가, 연휴 등의 휴일을 보장받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업계는 올해 초부터 택배 없는 날 도입을 조율해왔다.

    업무 재개일인 17일에는 전국에서 택배 물동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미처리분과  이후 광복절 연휴 동안 쌓인 온라인 쇼핑 물량을 한꺼번에 처리하면서다. 업계에서는 17일 하루 집화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쿠팡, 마켓컬리, SSG 등 온라인 쇼핑몰 자체 배송은 14일 정상 운영한다. 이들 업체는 배송기사를 직영체제로 두고 있다. 주5일 근무제와 자체 여름휴가를 부여하고 있어 이번 휴무엔 동참하지 않았다.

    올해 ‘택배 없는’ 날 시행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17일 임시공휴일과의 엇박자 때문이다. 업계는 택배 없는 날과 정부의 임시공휴일 발표 시간차로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택배 없는 날’은 지난달 16일 최종 결정됐다. 며칠 뒤인 21일에는 정부가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업계가 각 고객사에 14일 휴무를 이미 공지한 후였다. 

    현장에서는 17일 추가 휴무, 휴일 변경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가 공휴일 지정 가능성을 사전 공유했다면 혼란이 적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사들이 복귀하는 17일 다수 고객사가 휴무에 들어가 업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 없는 날 시행 계획 발표 직후 정부 임시공휴일이 정해져 당황스러웠다”면서 “17일 임시공휴일 추가 휴무도 검토했지만 8월은 여름철 과일 수확기 등이 끼어있어 장기 휴업이 힘들며 홈쇼핑 등 대형 고객사의 불만도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업의 경우 집화와 배송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해 휴무 계획을 연 단위로 사전 수립하는 게 보통”이라며 “국토부 등 감독기관이 임시공휴일 지정 가능성과 그 계획을 사전 소통했다면 현장 혼란이 적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