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기내식 9906억에 매각… 지분 20% 보유하반기 버틸 체력 확보… MRO 등은 진짜 핵심은 세이브기안기금 신청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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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이 기내식 사업 매각을 끝으로 2조 규모 자구안을 완성했다. 매각가는 9906억원으로 앞서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1조1200억원까지 총 2조원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내건 조건을 빠르게 충족한 만큼 추가 사업부 매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코로나19 지원책으로 마련한 기간산업 안정기금도 당분간은 신청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한앤컴퍼니와 기내식·면세 사업부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신설법인을 통해 두 개 사업부를 인수한다.

    딜 클로징까지는 2~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후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 측 신설법인의 지분 20%를 확보할 계획이다. 사업부 매각 후 안정적인 기내식·면세품 수급을 위한 조치다.

    대한항공은 그간 채권단이 요구한 자구안 마련에 몰두해왔다. 산업은행은 지난 5월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의 경영자금을 지원하며 2조 규모의 자금 확보 계획을 주문했다. 채권단이 제시한 기한은 내년까지였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하반기 필요 자금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본다. 앞서 채권단에게 지원받은 1조2000억원과 자체 마련한 자금 2조원으로 올 연말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정부 기안기금은 당분간 신청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기금을 통해 대한항공에 최대 8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 기금도 외부 차입 개념인 만큼 대한항공은 필요 시 까지 신청을 최대한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사업부 매각도 없을 전망이다. 매각 대상으로 함께 거론됐던 MRO(항공정비) 등은 사업 정상화 시기를 고려해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 항공사와 군용 항공기 정비 사업을 뜻하는 MRO 부문은 수익률이 높은 알짜사업으로 평가된다. 연매출은 1조원 안팎으로 기내식(연매출 2000억원) 사업 대비 비중이 크다.

    현재 진행 중인 자산매각과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 작업도 여유를 찾을 전망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다.

    송현동 부지의 경우 서울시의 문화공원 사업 강행과 부딪혀 헐값 매각이 우려됐었다. 이번 매각 성사로 여유를 찾은 대한항공은 민원 제기 등 관련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리파이낸싱 작업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LA 윌셔그랜드센터 관련 대출 만기에 대비한 재융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추가 융자금은 3000억원 대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이번 기내식 매각 성사로 올 연말까지 버틸 자금을 확보했다고 본다”면서 “사업 정상화 시기를 고려해 핵심 사업들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추가 차입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