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물량, 자회사 실적 등 영업익 90% '껑충'재무구조 개선세, 울산GPS-LNG터미널 투자 계획 '이상 무'
  • ▲ 서울 성북구 소재 SK 가스충전소. ⓒ성재용 기자
    ▲ 서울 성북구 소재 SK 가스충전소. ⓒ성재용 기자
    SK가스가 B2B 물량 증가 및 투자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수익성이 제고됐다.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도 개선되면서 '에코에너지 종합솔루션 공급자' 계획도 순항하고 있다. 정부의 탈석탄 정책을 비롯한 그린뉴딜을 업고 친환경 사업자로서의 변신에 속도가 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31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SK가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42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44억원에 비해 90.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26%로 상반기 기준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99%다. 순이익은 1870억원으로, 지난해(-23억원)와 2018년(-42억원) 연속 이어지던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음식점(상업용)과 자동차(수송용)에 들어가는 LPG 판매는 감소했지만, 석유화학사에 판매한 물량이 이를 상쇄했다.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LPG 판매량은 514만t으로, 지난해 상반기 474만t에 비해 8.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3.7%)와 항공유(-40.4%)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용 LPG 판매량은 241만t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2.6% 증가해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제품을 제조하는 원료로 나프타 대신 LPG 사용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LPG가 나프타보다 저렴해지자 원가절감을 위해 LPG 투입 비중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화학사들의 LPG 투입 비중은 2018년 0~5% 수준에서 현재 5~10% 수준으로 증가했다.

    실제 한화토탈은 지난해부터 LPG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설비를 가동 중이며 롯데케미칼의 경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PG 투입 비중을 현재 15~20%에서 향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가스 측은 "대리점 판매 부진을 석유화학용과 산업용 판매로 보완 중"이라며 "B2B 판매 비중을 늘리는 등 국내 LPG사업의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코로나19를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어드밴스드를 비롯한 투자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영업실적 개선에 힘을 더했다.

    SK가스가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 화학기업 APC, 쿠웨이트 화학기업 PIC와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한 SK어드밴스드는 2분기 공장가동률이 역대 최대치인 111%를 기록했다.

    LPG에서 수소를 떼어내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프로필렌을 만드는 SK어드밴스드는 2016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1분기 정기보수로 가동률이 50%로 떨어진 것을 제외하면 그동안 꾸준히 100%를 유지해왔다.

    SK어드밴스드는 2분기 1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가스가 LPG 유통을 통해 얻은 2분기 영업이익 557억원의 23% 수준에 달한다. SK가스는 현재 SK어드밴스드 지분 45%를 갖고 있다.

    이밖에 장기 공급에 대한 헷지용 파생상품계약 등으로 수익성이 강화됐다.

    특히 세전이익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 1100억원에 달했던 파생상품 거래 손실액이 올해 상당부분 이익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1분기 발생한 파생상품이익이 2분기 일부 손실로 반영됐지만, 지난해 손실이 이익으로 환입된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 ▲ 에코 스테이션 1호점인 인천 남동구 소재 SK행복충전 논현충전소. ⓒSK가스
    ▲ 에코 스테이션 1호점인 인천 남동구 소재 SK행복충전 논현충전소. ⓒSK가스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도 개선되면서 '에코에너지 종합솔루션 공급자' 계획도 순항하고 있다.

    상반기 SK가스의 부채총계는 2조4446억원으로 2018년 2조6957억원, 2019년 2조4855억원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135%로 지난해 상반기 155%에 비해 20.5%p 개선됐다.

    차입금 규모는 1조3644억원으로 직전 5년(2015~2019년) 평균 1조4221억원에 비해 4.05% 줄어들었다. 차입금의존도는 75.4%로, 직전 5년 평균 85.2%에 비해 9.75%p 감소했다. 개선된 영업성적에 차입금 등 부채가 감소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은 7.38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부터 내리막을 걷던 유동비율은 올 들어 69.9%p 개선되면서 170%를 기록했다. 2017년 157%, 2018년 138%, 지난해에는 100%였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직전 3년 동안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전년대비 3.7배 이상 뛴 1518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SK가스는 발전사업에 전격 진출, 글로벌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LNG 도입에서부터 생산 및 판매까지 LNG사업 밸류체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가스는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운 상태다.

    지난달 울산의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이 착공되면서 SK자회사인 '울산가스복합화력(GPS) 발전소'의 전기·발전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또 KET의 LNG탱크를 활용한 수소생산 및 냉열사업 등 수소 밸류체인도 확대될 전망이다.

    2017년 SK가스가 '당진에코파워'를 태양광발전으로 전환하고 울산GSP발전소를 준비하면서 LNG터미널사업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울산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에너지 허브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이었고, 한국석유공사가 추진하던 오일허브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SK가스에 협력을 요청해 온 것이다.

    이후 SK가스는 석유공사와 함께 KET를 설립했으며 현재 울산북항에 총 270만배럴 규모의 LNG저장탱크와 총 170만배럴 규모 석유류 탱크(12기), 3개의 연료수송선이 한 번에 정박·하역할 수 있는 부두 등을 건립 중이다.

    향후 KET와 북항 배후단지까지 최대 811만배럴 규모 LNG저장탱크 건립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해 LNG를 직수입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LNG를 직수입하게 될 경우 운송비 절감, 보관 및 사용의 효율화, LNG 적기 구입 등의 장점이 있다. 특히 북항의 경우 입지가 좋아 동북아시아 LNG허브로서 각종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벙커링 서비스사업에도 유리하다.

    이와 관련, 전날 SK가스는 KET에 79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LNG저장탱크 확장사업에 대한 출자라는 것이 SK가스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SK가스는 2024년부터 국내 산업체에 LPG와 LNG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고 발전소를 통한 전력 공급, LNG터미널을 활용한 냉열사업 및 수소 생산 등 멀티 유틸리티 사업자로 거듭나게 된다.

    수소충전소사업과 연료전지 발전사업 등을 통한 수소 밸류체인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에너지 효율화 서비스, 신재생에너지 서비스 등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사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가스 측은 "에너지시장이 친환경으로 격변하고 있다"며 "모든 종류의 에너지 서비스를 최적화해 제공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제공 사업자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