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 매각 수월 84㎡ 이상 잇따른 유찰 현상중도금 대출 불가·한달 내 잔금 완납 등 조건 엄격분상제 시행 후 공급절벽 현상에 수요는 지속될듯
  • 서울 재건축 아파트 보류지 흥행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집값이 보합권에 머물고 있어 고가 매물은 쉽게 주인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e편한세상 강동 에코포레' 보류지 1채가 매각에 성공했다. 조합은 전용면적 59㎡ 1채를 9억8500만원에 내놨는데 최고가 10억990만원에 낙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가(5억8000만원대)보다 두배에 달하는 금액이지만 신축 아파트고 9호선 4단계 연장 등 교통호재가 남아있는 곳이라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6월 초까지만해도 8억 중반에 거대되던 매물들이 9억8000만원, 10억4800만원까지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거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소형 평수 아파트 보류지들은 수월하게 주인을 찾는 분위기다. 정부가 9억원 이상 아파트를 구입할 때 대출 한도를 LTV 40%에서 20%로 축소한 탓에 대출 메리트가 크게 없어졌기 때문이다 

    중도금 대출 불가·한달 내 잔금 완납 등 조건이 까다롭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이들은 청약이나 일반 매매대신 보류지를 선호하는 편이다. 

    송파구 A중개업소 관계자는 "현금이 있어야만 보류지를 낙찰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청약보다 경쟁률이 훨씬 낮은게 장점"이라며 "최근 서울 아파트 대부분이 10억원을 넘으면서 현금동원력이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보류지 매물만 찾는 고객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5억원이 넘는 보류지 매물 상황은 정반대다. 최근 입찰을 진행한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입찰에서 전용 59㎡ 4가구는 완판에 성공했으나, 전용 84㎡ 2가구(15억원)와 114㎡(20억원) 2가구 등 중대형 평수는 유찰됐다. 

    정부가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 취득자 자금 출처 조사를 강화하고,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수위로 서울 집값이 보합권에 머물면서 선뜻 입찰에 참여한 이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가 보류지 매각 유찰 현상은 서울 재건축아파트 보류지 입찰 때마다 반복되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송파구 헬리오시티, 신길뉴타운 보라매SK뷰,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스 등 최저 입찰가가 15억원을 넘은 보류지들은 단번에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가 보류지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된다. 최근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 새 아파트 공급 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업계 전문가는 "서울아파트 집값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다 주춤해졌고, 다주택자 세금 부담이 높아진 탓에 보류지 관심이 다소 주춤해진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서울 분양 절벽이 이미 시작됐고 새 아파트가 더 귀해지면서 보류지 수요는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