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 가격 낮춰 2000만원대 전기차 출시"현대차, 국내 배터리 3사와 협업으로 테슬라 공세 극복배터리 기술 똑같이 진보… 큰 의미없단 반응도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LG, SK, 삼성 주축의 배터리 동맹군과 협업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값 배터리'로 2000만원대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한 테슬라의 대응카드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지난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먼트 본사 주차장에서 배터리데이를 열고 배터리 내재화 계획과 함께 2만5000달러 전기차 출시를 깜짝 발표했다.

    이날 발표의 골자는 테슬라가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 가격을 반값으로 내리겠단 것이다. 이를 통해 2000만원대의 전기차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란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구상이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부품으로 전체 가격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머스크의 구상이 현실이 된다면 2000만원대 전기차 출시가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게 업계 판단이다.

    현대차는 LG, SK, 삼성으로 이루어진 배터리 동맹군과 협업을 강화해 테슬라 '반값 배터리'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적 수준에 올라선 이들과 발을 맞춰 나간다면 테슬라의 공세도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해 보여준 행보는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 들어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기업을 잇달아 방문하며, 이들 업체와 협력관계 구축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 생산에 있어 배터리 확보가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하는데,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단순 방문에 그치지 않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단독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배터리 3사 세 총수가 서울 시내 모처에 모여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회동으로 시작한 배터리 동맹이 4대 총수의 만남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들 동맹이 더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일각에선 테슬라의 반값 배터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의 발표는 지금 당장 생산하는게 아니라 2~3년 후의 일을 말한 것인데, 그때쯤이면 그 어느 배터리 업체도 비슷한 가격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단 얘기다.

    이는 곧 국내 전기차의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판매되는 국내 전기차는 대부분 4000만원 중후반대로 형성돼 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 4690만~4890만원이고, 쉐보레 볼트 EV 가격은 4593만~4814만원이다.

    이런 현실에서 2000만원대 테슬라 전기차가 나온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다만 국내 전기차 가격이 더 내려가고 주행거리가 길어진다면 테슬라와도 충분히 겨뤄볼 만 하다는게 업계 분위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발표 내용은 지금 당장을 말한 것이 아니다"며 "2~3년 후를 언급한 것인데 배터리 시장은 같이 가게 돼 있다. 그때 테슬라가 반값 배터리를 생산한다면 국내 제조사들도 그 가격대에 만들 수 있어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