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이 물꼬 터준 VC…올해 유니콘 입성이동걸 회장 "초기 기업, 지속 지원 중요"2011년부터 지원…120억 투자해 751억 회수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가 진행되면서 산업은행의 문화컨텐츠 산업 투자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올해 초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산업은행에 산업시설 자금대출로 2000억원을 빌렸다. 연 이자율은 1.63%로 대출 만기는 오는 2023년 5월까지 가능하다. 

    빅엔터는 이번 IPO 통해 해당 대출을 청산, 사업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국내외 음반사 인수 및 미국과 일본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산은은 현재도 빅히트에 투자한 펀드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빅히트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산업은행은 2011년부터 2991억원 규모의 4개 펀드 조성을 통해 빅히트에 총 269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총 2133억원을 회수해 총 6.3배의 투자 수익을 거뒀다. 산은의 직접투자 금액은 120억원으로 751억원을 회수했다. 산은은 현재까지도 2개 펀드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수익도 기대해볼만 하다. 

    산업은행은 벤처캐피탈(VC)에 자금을 대는 방식으로 이러한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반 금융시장에서는 대출이 어려운 스타트업에 산은과 같은 기관이 물꼬를 터서 VC에 자금이 모이도록 하는 방식이다. 빅히트는 수년 간 VC 투자를 받다가 올해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이상)에 가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28일 연임 후 첫 기자간담회서 "초기 기업이 씨앗을 내릴 때 투자하는 것 못지않게 그 회사를 키워서 거액을 융자하고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투자의 지속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의 이러한 발언은 국내 VC규모가 수백억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수천억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 점을 지적하며 나왔다. 

    신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대규모 규모의 투자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뜻으로 '제 2의 빅히트'가 나오도록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빅히트 일반투자자 청약 첫날인 5일 통합증거금은 8조6242억원이 모집됐다. 통합경쟁률은 89.6대 1이다. 공모주 청약은 6일까지 이틀 간 진행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빅히트 청약 하루 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기준 증권사 CMA 잔고가 64조9351억원에 달해 실제 최종 증거금은 첫날에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첫날 증거금이 16조원가량 모집됐으나 최종 증거금은 58조원에 달해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