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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미국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이 중국 일부 네티즌들에게 논란이 되면서, 지난달 중국으로 팰리세이드를 수출하겠다고 밝힌 현대차가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팰리세이드를 처음 출시할 당시 BTS를 글로벌 홍보대사로 선정했는데, 이 파장이 팰리세이드의 중국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
민감한 사안인 만큼 현대차는 공식적인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파장이 커지면 중국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사태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국제전시센터(CIEC)'에서 열린 '2020 제16회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참가해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수입 판매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현재 중국 현지에서 사전 계약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선 최종적으로 디자인 수정 작업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방탄소년단의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이 논란이 되면서 현대차의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되는 모양새다.
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지난 7일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하며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는 양국(our two nations)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란 표현을 문제삼았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했다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파장이 확산하자 현대차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중국 현지 홈페이지에 표출된 BTS의 광고 영상을 전부 삭제했다. 이와 함께 공식 웨이보 계정에 올렸던 BTS 관련 게시물도 모두 없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8년 팰리세이드를 처음 출시하며 BTS를 글로벌 홍보대사로 선정한 바 있다. 팰리세이드 중국 수출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홍보대사인 BTS 발언이 논란이 되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정부가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배치하며 이를 타깃으로 한 중국의 보복에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 역시 파장이 어느 정도로까지 확산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공식적인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중국인의 마음을 녹이려다 자칫하면 국내외 BTS 팬들의 반감을 사, 또 다른 불매운동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도 중국 네티즌들의 트집잡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12일(현지시간) "BTS의 발언은 악의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지체 없이 BTS를 공격하는 글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네티즌들의 생떼로 아무 관련없는 국내 기업들이 또 다시 피해볼까 우려된다"며 "조용하게 이 사태가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