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치 -4% → 0% 상향, 0.2%p 상향된 한국과 대비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발 입국차단, 누적확진 530명 불과 덕분문 걸어잠그고도 수출·수입 급증, K-방역에 시사하는바 작지않아
  • ▲ 지난 추석연휴 당시 텅빈 고속도로휴게소ⓒ뉴데일리 DB
    ▲ 지난 추석연휴 당시 텅빈 고속도로휴게소ⓒ뉴데일리 DB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가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에서 대만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큰 폭으로 올라 주목받고 있다. 대만은 국내총생산(GDP)중 무역 비중이 크고 특히 대(對)중 무역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 산업·경제 구조를 가진 국가다. 때문에 K방역을 내세워 경기반등을 모색하는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는 대만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로 제시했다. 지난 6월 발표한 -4%에서 4%p 상향조정한 수치다. 대만의 성장률 전망치는 중국(1.9%)에 이어 2번째로 높고, 선진국 중 가장 높았다. 한국은 기존 -2.1%에서 -1.9%로 0.2%p 상향되는데 그쳤다.

    대만의 성장률 상승에는 철저한 방역과 해외 입국차단에 따른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이 주효했다. 15일 기준 대만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30명으로 한국 2만4988명에 비해 크게 적다. 누적 사망자도 7명으로 관리되고 있다. 대만 인구는 한국의 절반 가량인 2400만여명 이다.

    지난 1월21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만은 이후 중국발 입국 차단과 마스크 수출금지 등 강력한 방역정책을 펼쳤다. 중국과의 교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소극적 입국제한에 그친 한국과 대비된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단호하게 문을 걸어잠근 대만의 교역량은 크게 늘었고, 한국은 두자릿수 감소율을 이어오고 있다. 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19 안전지대라는 인식을 심어준 대만이 국제 무역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만의 상반기 수출액은 158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입은 2044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3.9%나 늘었다. 한국은 같은기간 수출 2406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11.3%를 기록했다. 수입도 2295억달러로 -9.1% 감소했다.

    대(對)중국 교역에서도 대만은 문을 걸어잠그지 않은 한국보다 실적이 앞섰다. 상반기 한국의 대중 수출은 614억달러로 지난해(656억달러)보다 6.5% 감소했지만, 대만(668억달러)은 9.8% 증가했다. 수입 역시 5% 가량 감소한 한국과 달리 대만은 8.3% 늘었다.

    이같은 대만의 탄탄한 교역량은 결국 성공적인 방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만정부의 적극적 방역정책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 관리가 잘이뤄졌고 이는 내수 소비가 위축되지 않는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며 "내수소비가 지난해 이상으로 받쳐주면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하며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글로벌 IT기기 수요가 급증한 것도 대만 경제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찬가지로 IT설비 수출 특수를 누리는 한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이다.

    송영관 KDI 글로벌경제 연구위원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파운드리 생산에 특화된 대만이 수혜를 입은 것"이라며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대만의 파운드리 생산은 비대면 영업문화가 확산되는 코로나19 국면에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한국도 대만처럼 IT수출비중이 높은 국가지만 아직도 전통적인 철강, 석유화학 등 제조업 비중도 높다"라며 "바이오, 헬스 등 4차 산업 육성과 제조업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 ▲ 지난 추석연휴 당시 텅빈 고속도로휴게소ⓒ뉴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