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美 버라이즌에 '양자키분배기' 첫 상용망 적용KT 양자암호 기술, 국제 표준 예비 승인LGU+, 양자내성암호 기술 고객전용장비 적용
  •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차세대 보안기술인 양자암호통신 기술 육성을 통해 시장 선점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양자암호통신은 빛 양자 입자인 '광자'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통신 기술로, 해킹이나 감청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 양자키분배 시스템은 데이터 암호화를 위해 양자로 만든 '암호키'를 통신망에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에 '양자키분배기(QKD)'를 공급, 양자암호통신 운영에 성공했다. 양사는 송·수신 중간에 해커가 양자 채널에 간섭하면 QKD가 즉시 탐지하고,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SK텔레콤의 QKD 상용망 적용은 이번이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SK텔레콤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국제 회의에서 자회사 IDQ와 함께 주도한 양자암호통신 표준 2건이 국제 표준으로 예비 승인되기도 했다. ITU-T 내 통신 보안 전문 연구조직 SG17에서 표준화 실무반 의장직을 수행했으며, 2008년부터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의 'ISG(산업표준그룹) QKD'에서 과제 수행을 이끌고 있다.

    KT도 ITU-T 국제 회의에서 제정한 3건의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2019년 10월 '개방형 계층구조'를, 2020년 4월 '양자 암호 통신 네트워크 기술 요구 사항'을 ITU-T 표준으로 최종 승인 받았다. 2020년 7월에는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의 제어 및 관리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예비 승인 받은 상태다.

    또한 KT는 지난 5월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5G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전송하는 실증 시험에 성공했다. KT의 네트워크 장비 관리 서비스 '원박스'에 양자 난수 생성 기능을 도입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패턴 분석 자체가 불가능한 무작위 숫자를 만들어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해킹 위험을 원천 봉쇄한다.

    LG유플러스는 서울대학교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함께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개발, 고객전용망장비(광통신전송장비)에 적용했다.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해 암호키 교환, 데이터 암·복호화, 무결성 인증 등 보안의 주요 핵심요소에 대한 보안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별도의 장비 없이 SW만으로도 구현 가능해 휴대폰에서 소형 IoT 디바이스까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현재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주도로 IBM·아마존·구글·MS 등 글로벌 기업들과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 내년부터 진행될 양자내성암호 표준화에 앞장서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이통 3사는 정부의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상태다. 해당 사업은 총 123억원 규모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공공·의료·산업 분야에 구축하고 응용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업의 수행기관으로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 주관의 8개 협력체(컨소시엄)를 선정했다. 이들은 공공·의료·산업분야의 16개 구간에 양자암호통신 장비 및 양자내성암호 시스템을 구축, 응용서비스를 발굴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연말까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내년 2월경에는 산학연과 함께 사업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연결로 대변되는 5G 시대에 해킹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면서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중요성은 대두되고 있다"며 "해당 시장에 수요가 높은 만큼 이통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양자암호 시장이 2018년 1억 달러에서 2023년 5억 달러로 연평균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