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2차 제재심, 금융당국-증권사 날선 공방 예고 KB, 현직 CEO 중징계 대상·탄원 문건 등 갈등 격화 징계수위 둘러싼 논란 거세져, 3차 제재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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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감독원의 2차 제재심의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증권사 간 한층 날선 공방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제재심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5일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에 대한 2차 제재심을 진행한다.

    지난달 29일 열린 첫 제재심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당초 금감원은 오후 2시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제재심을 시작으로 오후 5시 대신증권, 7시 30분에는 KB증권을 대심해 저녁 10시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제재심이 6시간 넘게 소요된 데다 이후 진행된 대신증권의 경우 시간 관계상 10시 20분께 중단된다. 

    이날 제재심은 금감원 조사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함께 나와 각자의 의견을 내는 대심제로 진행됐다. 양측은 경영진 제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금감원은 김형진·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등에게 직무 정지를 염두에 둔 중징계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내부통제 기준 부재 등 관리가 부실했다고 지적하며, 실무자가 아닌 CEO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판매 증권사들은 징계 수위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7일 국내 증권사 CEO 30여명은 첫 제재심을 앞두고 라임 사태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탄원서는 CEO 중징계 통보로 인해 자본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겼다. 

    2차 제재심에서는 대신증권, KB증권을 중심으로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KB증권과 금감원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될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판매 증권사 중 유일하게 현직 CEO인 박정림 대표가 중징계 대상에 오른 데다 제재가 확정될 경우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내부에서 ‘라임 사태의 책임이 금감원에 있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징계 수위를 둘러싼 공방이 지속되는 만큼 2차 제재심에서도 결론이 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3차 제재심에서 추가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서 해외 주요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제재심도 3차례 열린 끝에 결론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