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살아난 해외 판매 덜컹대미 수출 비중 36.8%에 달해"환경·노동문제 대응 필요" vs "공장건설·투자압박 대비해야"
  • ▲ 자동차 수출선적부두의 모습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현대차 공식 홈페이지
    ▲ 자동차 수출선적부두의 모습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현대차 공식 홈페이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개표 지연과 결과 불복을 외치는 초유의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로 승리의 무게추가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주장하는 데다, 우편투표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할 뜻을 밝혀 모든 것이 안갯속에 놓인 형국이다.

    완성차업계는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 속에 겨우 살아난 해외 판매가 줄어들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다른 불확실성이 증폭될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4일(현지시간) “여러 주(州)에서 이기고 있고 개표가 끝나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민주주의와 미국의 승리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NN은 결과의 승패를 가를 주요 경합 주 중 하나인 미시간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선거인단 과반수(270명)를 얻는 데 가까워졌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백악관에서 ‘승리 선언’을 하면서 “잠정적 개표 중단을 원한다”며 “투표 용지에 대한 검토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가자 완성차업계 사이에선 가장 피하고 싶었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 사회 전체가 극심한 혼란과 갈등에 빠질 수 있다. 특히 현지 판매 회복 흐름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자칫 수요나 구매 심리를 꺾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차 확장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어 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해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고율 관세 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대선 결과가 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5만7395대를 팔아 코로나19 영향권 밖인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했다. 기아차는 5만609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동월(5만7대)보다 12.2% 증가한 규모다. 현대·기아차 모두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산업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동맹국과 결속을 바탕으로 통상환경 개선과 환경 문제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동안 석유 의존과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만큼 친환경차, 신재생 에너지 위주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수출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트럼트 대통령이 수입차에 2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차 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對)미 수출 비중은 36.8%에 이른다. 지난해 수출 대수 240만대 중 88만4000대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대선에 코로나19 재확산의 그늘이 깊어지는 4분기(10~12월)가 가장 걱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에 들어간다면,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완성차업계의 최선”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오르는 것이 완성차업계에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며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환경 및 노동문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공장 건설과 투자 압박이 더 거세지고, 20%의 고율 관세 부과 논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우려했다.
  • ▲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상황 ⓒCNN 공식 홈페이지
    ▲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상황 ⓒCNN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