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통상교섭본부장, "관세 정책 실현 가능성 커"자동차 관세 예외 논의 없어 … 25% 관세 현실화현대차그룹 현지 생산 확대 … 중견 3사, 생산·수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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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련 '관세 폭탄'을 본격적으로 투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대응책 마련도 분주해졌다. 이들은 미국의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수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1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2일 예고한 한국산 자동차와 반도체 등 개별 품목 관세와 상호관세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을 전망이다.앞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전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면담 등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 한국을 포함한 미국에 대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상호 관세 정책 면제에 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정 본부장은 "미국으로서는 무역수지 적자를 줄여나가야 한다"라며 "관세라든가 여러 가지 비관세 조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상호관세를 도입해서 적자 폭을 줄이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라고 말했다.그는 또한 한국 자동차 관세에 대해 예외가 되기 어렵다는 논의가 나왔냐는 질문에는 "이번 미국 USTR 대표와는 자동차에 대한 특정 논의는 없었다"라며 "그러므로 이 시점에선 말씀드리긴 어렵다"라고 선을 그었다.앞서 미국은 다음 달 2일로 예고된 전 세계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에 대해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실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상호관세가 한국과 일본, 독일산 자동차에도 부과되느냐는 질문에 "그래야 공평하다"라고 답한 바 있다.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트럼프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생존 방안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생산·수출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현대자동차그룹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것에 대비해 미국 내 공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미국에 최근 완공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기아 조지아공장 등 미국 현지 공장 가동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실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역내 투자와 현지화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미국법인(기아아메리카)도 최근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응할 방안으로 현지 생산을 최대한 늘린다는 구상을 공개했다.스티븐 센터 기아아메리카 최고운영책임자는 전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디에서 무엇을 생산하는지에 따라 관세가 업체마다 다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에서 가능한 한 많은 차를 생산하겠다"라고 말했다.그는 또한 "관세 부과와 관련해 수많은 회의를 진행했다"라며 "고객에게 가장 이익이 되도록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헀다.중견 3사로 불리는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GM한국사업장은 내수 판매 회복 및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선다.르노코리아는 라인업 확대로 내수 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신차 '그랑 콜레오스'로 흥행 효과를 본 르노코리아는 현재 오로라2, 오로라3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회사는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전기차까지 조립할 수 있는 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부산 공장의 설비 보강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부산 공장은 내연기관·전기차 혼류 생산 체제라는 강점을 살리면서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북미 수출용 폴스타 4(Polestar 4)까지 생산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KG모빌리티(이하 KGM)는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섰다. KGM은 지난 1월 튀르키예서 액티언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에는 독일에서 열린 딜러 콘퍼런스를 통해 신차 라인업을 선보이는 등 유럽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특히 현지 딜러들과 협력해 독일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유럽 전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했다는 후문이다.트럼프의 관세 우려에 '철수설'까지 들려오고 있는 한국GM은 미국 현지 본사 방문 등을 통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실제 한국GM은 헥터 비자레알 사장과 로버트 트림 노사협력 부문 부사장, 안규백 지부장과 김종수 창원지회장 등 사측과 노조와 함께 지난 15일부터 오는 22일까지 미국 출장을 통해 미시간주 GM 본사와 현지 공장 등을 방문한다.이들은 GM 주요 임원들과 만나 GM의 글로벌 전략이 한국GM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신차 생산 계획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자동차 관세 예고로 촉발된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대응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