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 사장 현장 방문했으나 내부선 철수설 공포 여전현장직 1만1000명 및 협력사 3000여 곳 임직원 '벌벌'노조, 회사 측에 향후 경영 방향 설정 관련 소통 요구
  • ▲ GM 서울서비스센터 전시장 ⓒ한국GM
    ▲ GM 서울서비스센터 전시장 ⓒ한국GM
    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이 조만간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임직원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GM 본사가 빠르게 임직원 사이에 불거지는 불안감을 잠재우고 내부 결속력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현장 근로자들의 우려를 제거할 만한 지속 가능성을 확보, 이를 공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다음 달 13일 한국GM 부평 공장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고 회사와 인천·창원 지역 국회의원들을 패널로 초청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트럼프 2.0 자동차 산업 관세 폭탄과 한국GM에 미칠 영향'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토론회에선 박선원·이용우·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을 비롯해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참석한다.

    이는 한국GM 내부에서 불안감이 확산한 영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물량이 생산되는 부평·창원공장의 인력 감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닥치면서 노조 측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GM 내부의 불안감은 좀처럼 불식되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 전반에서 지속 제기되는 한국GM 철수설이 좀처럼 사들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헥터 비자레알 사장이 국내 대리점, 서비스센터 등을 찾으면서 철수설을 불식시키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내부 직원들은 여전히 불안감에 떨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국GM에 부품을 공급하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GM 협력사 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GM의 1차 협력사는 276곳, 70% 이상 의존하는 업체는 135곳에 달한다. 2·3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3000곳에 달하고, 연관 근로자는 1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국GM 철수 시 '줄도산' 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한국 시장 철수설은 트럼프의 25% 수입차 관세 부과 예고로 촉발됐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GM으로선 치명적인 정책 리스크가 발생, 한동안 잠잠했던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양상이다.

    실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해 총 49만4072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국내 판매량은 5% 수준인 2만4824대에 불과했다. 나머지 95%를 차지하는 47만 대가량이 수출 물량이었고, 이 중 41만8782대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여기에 폴 제이콥슨 GM CFO의 "관세 장기화 시 공급망 조정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라는 발언이 더해지면서 철수설에 불을 지폈다. 한국GM의 신차 생산 불확실성과 노사관계 부담까지 결합하면서 철수설은 더 힘을 받는 모습이다.

    노조 측은 무엇보다 회사와 직원과의 긴밀한 소통이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현재 어수선한 상황에서 임직원들은 무엇보다 회사가 가진 의견과 계획을 알려주고 소통해주길 바란다"라며 "지금은 노조와의 소통을 계속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들은 지난 10년간 군산공장 폐쇄, 부평 2공장 가동 중단 등에 따른 희망퇴직 등 부침을 겪어왔다"라며 "회사 차원에서 투자든 기술 개발이든 지속 가능성을 전제로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해결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국GM이 대내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차 출시 계획을 현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속해서 제기되는 철수설을 진정시키려면 신차 생산 계획을 하루빨리 확정 지어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GM 경영진과 노조는 이달 15부터 22일 미국 본사 및 현지 공장을 방문하는 '비전트립'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GM 본사 임원과 만나 한국 내수 판매 축소와 불투명한 생산 계획으로 인한 우려를 전달할 계획이다. 또 신차·전기차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