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내외관, 톡톡 튀는 매력세단보다 더 편안… 시트로엥 서스펜션 기술 접목차급 이상의 공간과 활용성, 차박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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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다. 오랜 시간 주류였던 세단을 넘어 승용차 시장 대표 선수가 된 지 오래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로 불고 있는 ‘차박(차+숙박)’ 열풍에 넉넉한 공간과 활용성이 신차의 필수 조건이 됐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가을 가장 눈에 띄는 차 중 하나는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다. 이름 가운데 자랑스레 ‘SUV’를 넣었다. 얼마나 자신감이 있길래 반영한 것일까.지난 2일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를 직접 타봤다. 교통이 혼잡한 출퇴근 시간과 서울 근교 등을 두루 달렸다. 시승 차는 2.0L 경유 엔진을 얹은 샤인 트림(세부 모델)이다.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는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등과 조화를 이루는 더블 쉐브론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부드러운 외관에 올라간 눈꼬리, 일자로 길게 이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도로 위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앞과 옆, 뒤에는 둥근 모서리 모양의 사각형을 쓰고 빨간색을 입혔다. 말 그대로 ‘톡톡 튀는’ 매력을 풍겼다. 앞 유리와 운전석 유리 사이 기둥(A필러)은 검은색이다. 지붕에 짐을 실어 고정하는 장치(루프랙)의 경우 색을 섞어 차별화 했는데, 화려한 유화 같아 보였다.문을 열자 실내도 남달랐다. 네모나고 둥그스름한 송풍구와 손잡이, 계기판, 좌석은 보는 재미가 있다. 운전석에 앉으니 허리 부분을 단단하게 지지해줬다. 좌석에는 15㎜ 두께의 고밀도 소재와 착좌감을 좋고 편안하게 하는 기술이 들어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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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는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전고(높이) 1690㎜로 큰 몸집과 달리 세단보다 더 편안했다. 최고 출력 177마력의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합을 맞춰 부드럽게 속도를 높였다. 엔진 회전수(rpm) 1750부터 나오는 40.8㎏·m의 최대 토크는 시원시원했다.과속방지턱이나 자잘한 요철을 지날 때 떨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시트로엥이 왜 충격 흡수 장치인 서스펜션의 명가로 꼽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사는 눈길, 산길 등 지형을 가리지 않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오랜 경험과 기술을 쌓아 왔다.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에 들어간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 서스펜션’은 댐퍼 위아래에 반동, 압축을 담당하는 두 개의 유압식 쿠션을 추가해 진동과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다.이러한 기술 덕분에 시승하는 내내 ‘마법의 양탄자’를 탄 듯 안락했다. 나아가 가볍게 손에 잡히는 운전대는 복잡한 도심 도로에서 부담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공간이다. 수평으로 길게 뻗은 대시보드와 1120㎜에 달하는 큰 파노라믹 선루프는 탁 트인 시야를 자랑했다. 마치 거실에 앉아 있는 것처럼 답답하지 않았다.수납공간을 곳곳에 배치 했을 뿐 아니라 바닥 면이 평평하고 뒷좌석을 1 대 1 대 1로 접을 수 있어 차박에서 빛을 발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80L에서 최대 1630L까지 늘어난다. 특히 길이가 1907㎜나 되는 짐이 들어가 성인 남성이 누울 정도다.이 밖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 정차 및 재출발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사각지대 감지, 제한 속도 인식 기능, 주차 보조, 노면 상황에 맞춰 힘을 조절하는 ‘그립 컨트롤’ 등 19가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 탑재돼 있다.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따금 엔진이 열을 받기 전인 냉간 시 떨림이 느껴졌다. 정차하면 엔진을 정지시키는 ‘오토 스톱 앤드 스타트’ 기능은 이질감이 느껴졌다. 경유를 연료로 쓰는 특성상 수긍이 가는 정도다.시승한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의 판매 가격은 4729만원이다. 첨단 및 편의 사양을 빈틈없이 갖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판단이다.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는 유럽 시장에서 출시 6개월 만에 5만대 팔리는 등 판매 호조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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