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 63조 투자불확실성 여전… 현금성 자산 312조 쌓아"기업 자금 R&D 투자되도록 제도적 뒷받침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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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100대 기업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익이 급감했음에도 예년 수준의 투자규모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때보다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유망분야를 적극육성해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 중인 모습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상반기 투자규모는 63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보다 4조6000억원(8.0%)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8.7% 줄어든 3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급감했음에도 투자규모가 늘어난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기업이 버팀목 역할을 해서다. 이들 기업의 투자액은 25조원으로 상반기 전체 투자규모의 39.6%를 차지한다.

    한경연은 “코로나19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음에도 우리 기업들이 IT산업 등 유망분야를 중심으로 예정된 투자를 정상적으로 수행했다”며 “반도체와 함께 5G, 자율주행 분야에도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업종별 투자증가율을 보면 ▲통신 19.6% ▲자동차 11.1% ▲전기전자 7.7% 순으로 높았다. 반면 바이러스 직격탄을 맞은 유통(-56.7%)과 음식료(-48.9%) 등 내수업종의 투자는 크게 줄었다.

    한경연은 상반기 투자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0.54에 불과하다며, 기업 투자여력 약화 및 산업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0.54라는 수치는 올해 상반기 벌어들인 이익이 투자 집행액의 절반 가량이라는 의미다. 최근 5년내 최저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올해 상반기 기업투자가 예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리나19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의 투자여력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투자가 위축되면 산업의 미래 경쟁력 훼손이 불가피하다. 기업이 확보해둔 자금이 R&D 투자 등 생산적 부문에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기업은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이후 200조원 중반대를 유지하던 10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6월 기준 312조6000억원으로 19.2% 늘었다.

    단, 과거에는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현금을 투자 및 차입금 상환에 활용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차입을 통해 현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에 대비해 공모채 발행 및 대출로 현금을 쌓아두는 경향이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