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신형 미라이' 출시조용한 세단… 640㎞ 주행·5000만원대 판매 1위 현대차 '넥쏘'와 직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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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일본 토요타가 수소 패권을 두고 치열한 ‘한일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가 넥쏘를 앞세워 수소전기차 대중화의 포문을 열자 토요타는 신형 미라이로 맞불을 놓았다.이번 대결은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벌어지는 만큼 두 회사의 판매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23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다음달 미국에서 신형 미라이 판매에 돌입한다. 6년 만에 나온 신형 미라이는 뒷바퀴 굴림 기반 새 플랫폼(차체 뼈대)을 써 더 길고 낮고 넓어졌다.외관은 지붕이 완만하게 내리뻗은 기존 패스트백 형태를 버리고, 문이 4개지만 쿠페만큼 날렵한 세단으로 탈바꿈했다. 실내는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축간거리 2920㎜로 넉넉한 공간에 8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화면, 뒷좌석 햇빛 가리개 등을 달았다. 이와 함께 도요타에서 가장 앞선 예방 안전 시스템(TSS·Toyota Safety Sense 2.5+)까지 탑재했다.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640㎞ 수준이다. 완전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5분 남짓이다. 판매 가격과 자세한 사양은 출시와 발표할 예정이다.토요타는 구매 문턱을 낮추기 위해 신형 미라이를 2가지 트림(세부 모델)으로 구성했다. 회사 측은 “자체적인 첫 번째 시도”라며 “전에 없던 다양한 외장 색상을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레 넥쏘를 향하고 있다. 직접적인 경쟁 상대인데다 5분 정도 걸리는 한 번 충전으로 609㎞를 달려 사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넥쏘는 최근 1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가장 큰 차이는 외형이다. 넥쏘는 유일하게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공간 활용에 강점이 있다. 수소 연료 탱크를 뒷좌석 아래에 배치해 트렁크 공간도 839L로 넓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구매 보조금에 현대차가 상당 부분 독자 개발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도 우위다.신형 미라이의 경우 조용한 세단을 지향한다. 특유의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감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가격은 5000만 원대에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한 업계 관계자는 “양산에 1년 뒤진 도요타가 더 많이 판 경험을 살려 절치부심 끝에 신형 미라이를 내놨다”면서 “각국 정부 보급 정책에 발맞춰 수소전기차 주도권을 둘러싼 각축전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넥쏘 판매대수 4818대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도요타 미라이(2407대)의 두 배다. 혼다 클래리티는 349대에 그쳤다.현대차는 넥쏘 후속 개발에 한창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열린 ‘2020 수소모빌리티+쇼’에서 “넥쏘 후속은 3~4년 뒤 나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당시 “수소 충전 인프라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함께 투자해야 한다”며 “현대차그룹도 동참하겠다”고 수소 경제에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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