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치료제 없어… 국내제약사들 경쟁적으로 개발 진행유한·한미,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수출로 성공 가능성 높여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임상에 국내제약사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NASH 치료제는 다국적제약사들도 발을 들여 놓지 못한 미개척 시장이기 때문에 개발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NASH는 흔히 간 내 지방의 축적에 의해 시작되며, 염증으로 발전해 최종적으로는 다수 환자에게 간섬유증과 간경변을 초래한다. 특히 비만 환자와 당뇨병 환자에게 발병할 확률이 높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일동제약, 동아에스티, LG화학 등이 NASH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도 이뤘다.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길리어드, 베링거인겔하임과 총 2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은 글로벌제약사 가운데도 NASH 치료제 관련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유한양행의 임상 진척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베링거인겔하임에 수출된 후보물질의 경우 내년 임상 진입에 따라 유한양행은 약 1000만달러의 기술료 수령도 예정돼 있다.

    한미약품은 MSD에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HM12525A)를 지난 8월 기술수출했다. 당초 해당물질은 당뇨 및 비만치료제로 개발됐지만 NASH 치료제로 더 가능성을 눈여겨 본 것이다.

    한미약품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외에도 개발초기부터 NASH를 타깃으로 한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HM15211)'가 대표적이다.

    앞서 HM15211는 원발 경화성 담관염과 원발 담즙성 담관염에 대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곳도 있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후보물질 'TT-01025'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임상 전문기관 'PPD 라스베이거스'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성, 약동학(약물의 흡수·분포·대사·배출 과정) 등 평가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TT-01025는 LG화학이 지난 8월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에서 중국,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독점 개발 및 상업화를 목표로 도입해온 후보물질이다.

    종근당도 해외 제약사로부터 후보물질의 판권을 가져와 개발에 나섰다.

    종근당은 이스라엘 제약사 캔 파이트 바이오파마가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나모데노손(Namodenoson)'의 국내 NASH 치료제로서의 독점 공급 및 판매권을 확보했다.

    앞서 종근당은 2016년에 나모데노손의 간세포성 간암 치료제로서 독점 공급 및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2월 같은 물질에 대해 NASH 치료제로서 추가적으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밖에도 일동제약은 독일 에보텍과 함께 후보물질 'ID11903'과 관련한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동아에스티는 당뇨병치료제 'DA-1241'에 대해 NASH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선진국 시장에서 2026년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는 약 18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