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전 매장에 전자계약 시스템 의무화강승수 대표 취임 첫해 '시스템 구축' 집중업계 '고질병' 소비자와 분쟁 줄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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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샘이 전국 매장에서 전자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한다. 소비자와 대리점 간 갈등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고 책임지겠다는 것. 업계 1위인 한샘의 변화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8일 한샘에 따르면 전국 한샘 매장에서 전자계약 시스템이 의무화됐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 제품 및 시공에 대한 품질보증, 계약의 투명성과 신뢰성 향상을 위해 도입했다"며 "리하우스, 키친바흐, 인테리어 등 전 사업부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샘은 전자계약을 통해 품질을 보증하고, 선급금을 이유로 과도한 할인을 해주는 관행을 근절한다는 설명이다. 공사내용, 품목 리스트, 자재 수량 등을 고객에게 투명하게 공유해 신뢰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전자계약 체결로 소비자는 계약 내용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계약서 분실 우려 없이 간편하게 전자문서로 보관해 편의성을 높인다. 계약서 작성을 위해 고객의 매장 재방문 불편도 축소한다. 본사는 계약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어 시공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관리하기 더욱 용이해질 전망이다.

    실제 지난 7월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매장에 도입한 결과 대리점 및 영업사원의 신뢰도 상승, 계약약관에 대해 명확한 전달 등의 효과를 나타냈다.

    한샘 관계자는 "비대면 계약으로 계약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결제 및 계약관련 항목에서 만족도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사후 A/S관리 및 계약문서관리도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창업 50주년을 맞은 한샘은 지난 1999년 경영시스템에서도 전산 통합 관리, ERP시스템(전사적 자원관리)을 도입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바 있다. 

    한샘은 리하우스 사업에 디지털 기술과 온라인 플랫폼을 결합해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한샘의 도전 기반을 확립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한샘의 주력 사업인 리하우스 사업, 즉 리모델링 사업에서 가장 문제는 소비자와의 분쟁이다. 완제품을 보고 구매할 수 없다보니 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이 때문에 리모델링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는 공사 후 A/S였다.

    한샘의 이번 전자계약 시스템 도입은 이같은 '고질병' 해결을 위한 첫 단계다. 한샘은 이번 전자계약 시스템으로 본사가 시공 전반의 내용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한샘의 시도로 업계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고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이 확장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 2일로 취임 1년을 맞은 강승수 대표이사 회장의 의지가 컸다. 강 대표는 취임 당시 빠르면 3년, 늦어도 7년 안에 국내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홈 인테리어 역량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홈 등 디지털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일단 취임 후 첫 성적표인 올해 실적은 코로나19 사태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한샘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37억원으로 무려 87.4%나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3년만에 매출 2조원 회복이다.

    증권가에서도 한샘의 4분기와 내년 실적 전망은 밝다고 분석한다. 특히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주목할 사업 부문으로 리모델링 패키지 상담과 설계, 시공, 사후 관리 등 모든 과정을 일원화한 리하우스 사업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한샘은 리하우스 사업 전개를 위해 지난해 독점적 대리점망 500여 개를 구축했고 올해 대량 시공 체계를 확립했다”면서 “직시공을 확대할 수 있는 인력과 숙련도 등 여건이 마련됨에 따라 패키지 판매와 더불어 직시공 확대로 향후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