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5년만에 최대 실적 전년 영업익 2000억 갱신 전망선대 구성 탄탄… 美 곡물터미널도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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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물보국' 하림그룹의 꿈이 영글고 있다.

    팬오션 인수 5년이 지나면서 글로벌 곡물유통회사의 입지를 착착 다지는 모습이다.

    1조원을 들여 인수하면서 '승자의 저자' 우려를 샀던 팬오션은 어느새 그룹의 효자가 됐다.

    지난해 영업익 2000억원을 넘은데 이어 올해는 그 상승폭이 더욱 가파르다. 지난 2분기에는 그룹 편입 후 최대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834억원, 643억원으로 1년새 8.1%와 27.3%가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자재 물동량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비주력 사업부문인 컨테이너선과 탱커선이 부진을 만회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철저한 시장분석으로 탄력적으로 선대를 운용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성장을 목표로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시장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팬오션의 성장은 주업인 닭고기사업의 침체에도 하림그룹을 지탱하고 있다. 닭고기 시장은 군소업체와 대기업간 경쟁이 심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값싼 브라질 닭고기 등 수입육에도 밀리기 십상이다. 해당 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만 31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림 관계자는 “본업인 가공육과 사료사업이 성장하려면 수출을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물류 이동수단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팬오션을 인수한 것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그룹의 지속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선대 구성도 탄탄하다. 사선 95척과 용선 120척 등 총 215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추가 10척의 신조선이 도입될 예정으로 용선료 절감도 기대된다.

    지난 9월에 인수한 미국 곡물터미널 운영회사인 EGT도 기대를 모은다. 56만 제곱미터 규모의 곡물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어 옥수수와 대주 등 연간 900만톤 처리가 가능하다. 곡물 트레이딩 사업의 인지도와 전문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글로벌 4대 곡물회사인 번지와 파트너십 확보는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