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인사 칼날에도 홈쇼핑업계 조용한 인사현대홈쇼핑 임대규 신임사장 내정 등 한 곳에 그쳐 코로나에도 호실적… 인사에 긍정적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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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사태 장기화, 온라인 유통의 급격한 성장 등을 연달아 겪은 유통업계가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인적 쇄신, 효율 경영을 위한 조직개편, 협업을 통한 경쟁력 증대 등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조치가 나오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 부는 인사 칼날이 홈쇼핑 업계만큼은 비껴간 모양새다. 주요 홈쇼핑업계 CEO들은 올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이커머스의 저가 공세로 유통업계의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서도, 단독 브랜드 상품 확대와 모바일 사업 강화 등 발 빠른 대응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TV홈쇼핑 7개(GS·CJ·현대·롯데·NS·홈앤쇼핑·공영)와 T커머스 5개사(KTH·SK스토아·신세계티비쇼핑·더블유쇼핑·쇼핑엔티)를 종합해 수장이 교체된 곳은 현대홈쇼핑뿐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6일 현대홈쇼핑 신임 대표이사로 임대규 영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2014년부터 6년간 현대홈쇼핑을 이끌어 온 강찬석 대표는 퇴진했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임대규 사장 투톱 체제로 전환한다.

    공동대표 체재로 변화한 곳도 있다. NS홈쇼핑은 지난달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도상철, 조항목 공동대표 체재로 전환을 의결했다. 13년 동안 NS홈쇼핑을 이끌어 온 ‘최장수 CEO’ 도상철 대표가 유임된데 이어 그간 모든 채널의 사업 조직을 총괄하던 조항목 전 최고운영책임자를 공동 대표로 선임했다.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NS홈쇼핑이 내년 수익성 강화와 티커머스 재승인 등에 대비하기 위해 조 대표를 수장 자리에 앉힌 것으로 해석된다. .

    업계는 홈쇼핑업계가 다른 유통 채널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는 평가한다. 올해 유통업계의 연말 임원인사는 대부분 기업에서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임원 감축 등 생존을 위한 조치가 선행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소폭의 변화가 적었다.

    이는 홈쇼핑업계가 코로나19에도 좋은 성적표를 유지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홈쇼핑업계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올 3·4분기에도 일제히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홈쇼핑사 IR 자료에 따르면 취급액 기준 업계 1위인 GS홈쇼핑의 지난 3분기 별도 기준 취급액은 1조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나 늘었다. 3분기 취급액 성장률은 올 1분기(0.2%), 2분기(1.3%)와 비교했을 때 훨씬 높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4.3%나 늘었다. 영업이익 성장률 역시 1분기(-16.9%), 2분기(27.3%)보다 높다. 다만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3% 성장한 2868억원으로 1분기(8.2%)보다는 낫고 2분기(2.0%)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현대홈쇼핑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보다 30.0% 신장한 348억원을 기록, 1분기(-15.1%), 2분기(-7.1%)와 달리 크게 늘었다. 취급액은 963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6% 늘었는데 이는 1분기(3.2%), 2분기(4.7%)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26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0% 늘었고 1분기(0.6%), 2분기(5.5%)보다 소폭 더 성장했다.

    롯데홈쇼핑의 3분기 영업이익도 300억원으로 18.7% 늘었고, 1분기(10.6%), 2분기(13.3%) 등 연중 내내 성장세가 높았다. 3분기 매출액은 25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0% 성장했으며 1분기(16.0%), 2분기(10.1%)와 비교해 소폭 성장세가 꺾였다. 취급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매출액, 영업이익 기준 업계 1위인 CJ ENM 오쇼핑부문(CJ오쇼핑)의 3분기 영업이익은 42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44.2%나 됐다. 1분기(-9.8%), 2분기(5.2%)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3분기 매출액은 34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성장했고, 1분기(16.0%), 2분기(5.2%)보다 아쉬웠다. 

    상대적으로 자체(PB) 브랜드 비중이 높은 특성상 취급액도 92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줄어들면서 1분기(-4.9%), 2분기(-4.5%)에 이어 올해 내내 감소세를 보였다.

    홈쇼핑 업계가 부진한 다른 유통업체들에 비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산인 것으로 분석된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점이 홈쇼핑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업계는 올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중 코로나 재확산으로 외출을 꺼리고 집에서 머무는 집콕족(族)들이 크게 늘면서 홈쇼핑들이 수혜를 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실적이 인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