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 마무리… 여성 대거 발탁KT, 여성임원 비율 10.9% 쑥… SKT, 10명중 2명 여성LGU+, 김새라 마케팅그룹장 등 2명 여성 첫 전무 승진
  • ▲ (왼쪽부터)최소정 SK텔레콤 구독미디어담당, 김채희 KT 전략기획실장,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각사
    ▲ (왼쪽부터)최소정 SK텔레콤 구독미디어담당, 김채희 KT 전략기획실장,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각사
    이동통신 업계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연말 인사에서 유능한 여성 임원들을 대거 발탁하면서 견고했던 유리천장도 서서히 깨지는 모습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연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인사에서는 이통3사 모두 신규 여성임원 비중을 늘렸다. '성과주의' 인사를 통해 능력 있는 여성 임원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한 것.

    SK텔레콤은 2021년 임원인사에서 기존의 주요 임원을 그대로 중용하면서 10명의 임원을 새롭게 임명했다. 10명의 임원 중 2명은 여성으로 발탁했다. SK텔레콤 측은 "여성 리더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하는 데 의의를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신규 선임된 최소정 구독미디어담당 겸 드림어스컴퍼니 전략그룹장은 1982년생으로 최연소 신규 승진자로 이름을 알렸다. 최 그룹장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음원 플랫폼 플로(FLO) 등 SK텔레콤의 구독형 서비스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는다.

    KT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여성임원을 요직에 발탁했는데, 그 가운데 김채희 상무가 눈에 띈다.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이었던 김 상무는 KT그룹의 ABC(AI, BigData, Cloud) 전략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으로 중용됐다.

    김 상무는 1974년생으로 KAIST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고 KT 마케팅전략본부 AI사업단장과 KT AI사업단장 등을 거쳤다. 그가 총괄할 ABC 사업은 KT가 플랫폼 사업자로 탈바꿈하는데 필요한 핵심사업인 만큼, 앞으로 그룹 내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김 상무 외에도 IT전략본부장에 옥경화 SW개발단장(상무)을, 클라우드·DX사업본부장에 이미희 인프라서비스단장(상무)을 보임했다. 또한 3명의 여성을 새롭게 임원(상무)으로 선임하면서 여성임원 비율은 8.1%에서 10.3%(9명)로 두 자릿수가 됐다.

    LG유플러스는 김새라 마케팅그룹장과 여명희 경영기획담당이 여성 인사로는 처음으로 전무 자리에 올랐다.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전무)은 구글과 '5세대(5G) 통신 콘텐츠 3종 패키지' 파트너십 체결을 성공으로 이끈 인물이다. LG유플러스의 마케팅을 진두지휘하는 회사 내 유일한 여성 그룹장이다.

    또 LG유플러스는 고객센터 상담사 출신인 고은정 '씨에스원파트너' 대표를 신규 상무로 승진시켰다. 고 상무는 1998년 LG텔레콤 부산 고객센터 공채 1기 상담사로 입사해 20년 만에 통신 업계 최초로 고객센터 대표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는 유리천장이 견고한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예전부터 통신업계에서 여성 임원들은 남성들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전문적인 기술 발표에 중점을 두는 업계 특성상 여성 임원들이 설 자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 '성과주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여성임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적인 기술 발표 뿐만 아니라 콘텐츠 발굴과 고객과의 소통 등 기술 이외의 역할이 점차 커지면서 임원 구성에서의 다양성도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임원 확대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해나가고 있다"면서 "성과주의 인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여성 임원 비율을 늘리는 등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