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지정 강일원 전문심리위원, 18개 중 긍정 2배 평가"삼성 준법위, 독립적 운영 및 준법문화 향상에 긍정 효과""최고경영진, 준법위 약화 및 폐지, 권고 무시 어렵다 판단"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뉴데일리DB
    삼성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을 평가한 강일원 전문심리위원(전 헌법재판관)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일원 전문심리위원은 삼성 준법감시제도 전문심리위원 3인 중에서 재판부가 지정한 인물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정한 홍순탁 회계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선정한 김경수 변호사의 판단이 상반되는 가운데 나온 평가인 만큼 이번 재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강일원 전문심리위원이 재판부에 제출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활동 평가를 '합격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강일원 위원은 준법감시위원회의 평가항목 18개 중에서 긍정 10, 중립 2, 부정 6으로 평가해 긍정적으로 봤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8회 공판기일에서 전문심리위원 3인의 평가 의견이 공개된 바 있다. 이들은 법정에서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과 계열사 준법감시조직의 실효성, 위법행위 예방 및 감시 시스템, 위법행위에 대한 사후조치의 실효성, 사업지원TF 관련 등에 대해 진술했다. 

    이 가운데 강 위원은 법령에 따른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 강화된 준법감시제도의 지속가능성 등 3개 항목으로 구분해 각각에 대한 세부 평가를 내놨다. 

    강 위원은 준법감시제도 강화로 회사 내 조직을 이용해 위법행위를 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어려워졌다며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강 위원은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라 삼성전자가 세계 3대 경영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이와 관련한 컨설팅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하며 준법문화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강 위원은 "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운영으로 삼성의 준법문화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이끌어내는 등 성과도 거두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내부 조직이 하기 어려운 최고경영진에 대한 감시, 감독 등 강화된 준법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에 관여한 임원에 대한 직무배제 권고 등 구체적인 성과도 거론했다. 

    강 위원은 "기소 적절성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컸던 사건이고, 사실관계도 불분명한 사건이므로 적극적인 조치를 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서도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지, 회사내 준법문화, 여론 감시 등으로 이를 차단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준법감시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고경영진이 준법감시위를 약화시키거나 폐지시키거나, 준법위 권고를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준법위 설명"이라며 "지금 시점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어 "준법감시위는 관계사가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언론에 공개하고 위원회 총사퇴까지도 생각한다고 했다"며 "위원들의 이런 의지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