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에 라면·HMR 시장 성장비대면 서비스 확대… 배달 시장 쑥쑥해외시장 진출 등 신먹거리 찾기 분주
  • ▲ CJ제일제당 고메 프리미엄 피자ⓒCJ제일제당
    ▲ CJ제일제당 고메 프리미엄 피자ⓒCJ제일제당
    올해 식품·외식업계는 불황과 함께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말도 많고 타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식품·외식업계는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올해를 뜨겁게 달군 업계의 10대 뉴스를 한 눈에 살펴봤다.

    ◇ 코로나19에 '집밥' 열풍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간편함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힘입어 국내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매년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밥 열풍이 거셌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가정간편식의 성장, 외식업계에 위기인가 기회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HMR 시장 규모는 국내 출하 기준으로 2013년 2조841억원에서 2017년 3조7909억원으로 5년간 8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는 약 4조원, 올해는 5조원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으로 간편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것에서 벗어나 맛과 품질은 물론 가성비, 편의성, 패키징, 조리방법 등이 세분화시켰다. 최근에는 컵밥·국·탕·찌개·반찬류 위주였던 기존 간편식에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제품, 레스토랑 간편식(RMR), 밀키트 등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됐다.  

  • ▲ 수출되는농심 라면 제품ⓒ농심
    ▲ 수출되는농심 라면 제품ⓒ농심
    ◇ 라면업계 역대급 실적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빅’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4.7% 늘어난 4조47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들의 전체 매출이 5조2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올해는 가볍게 전년 기록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3054억원을 크게 웃도는 383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집콕족 증가가 이를 견인했다. 외식보다는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약 1조13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세계적으로 간편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기생충' 등의 효과로 한국 라면이 알려지면서 해외 매출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국내 라면 제조업체들이 나란히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면서 향후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 ▲ 교촌에프앤비 본사 전경ⓒ교촌에프앤비
    ▲ 교촌에프앤비 본사 전경ⓒ교촌에프앤비
    ◇ 교촌치킨,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교촌에프앤비가 코스피에 입성했다. 외식·식음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 해마로, 디딤이 상장에 성공했지만 이들은 우회상장으로 직상장 하는 것은 교촌에프앤비가 처음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이번 상장을 통해 치킨 프랜차이즈를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상장 첫날이었던 11월12일 교촌은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교촌에프앤비는 10월 28~29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99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600~1만2300원) 최상단인 1만2300원으로 확정했다.

    교촌은 상장 전 기관 수요예측에서 99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청약에서도 1318.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 ▲ 한국야쿠르트 프레딧,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 '프레딧 클럽' 론칭ⓒ한국야쿠르트
    ▲ 한국야쿠르트 프레딧,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 '프레딧 클럽' 론칭ⓒ한국야쿠르트
    ◇ 언택트 대세... 온라인 시장 공략 박차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전국민적 관심이던 올해 4~6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37조4671억원으로 전년동기 32조5293억원보다 1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 서비스(73.8%)와 음·식료품 (38.7%)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식품업계는 코로나 19 이후 온라인 소비 패턴의 변화가 판매 채널에서의 온라인 지위 확장에 나섰다. 신세계푸드와 오리온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와 제품을 론칭하기도 했고, 업체들은 이커머스 관련 전담 조직을 만들고 자사 온라인몰을 강화하는 등 온라인 채널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야쿠르트와 대상은 라이프스타일 온라인 플랫폼을 오픈했다.



  • ▲ 스타벅스 배달ⓒ스타벅스코리아
    ▲ 스타벅스 배달ⓒ스타벅스코리아
    ◇ "스타벅스까지" 새벽 배송… 배달 전문 매장도 오픈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를 강화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 음식 시장 규모는 20조원대로 추산된다. 배달앱 이용자는 2013년 약 90만명에서 지난해 2500만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다 코로나 재확산세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점점 커지는 비대면 서비스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더 이상은 간과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타벅스는 지난달 배달 서비스 시범운영 매장인 역삼이마트점을 개점한다. 비비큐는 지난 6월 배달 전문 매장(B.SK·비비큐 스마트키친)을 선보였다. B.SK는 8∼12평 정도의 소규모 매장으로, 방문 고객 없이 배달 또는 포장 고객만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배달은 배달 대행에 맡기게 된다.

    하겐다즈는 같은 달 전세계 최초로 배달 전용 매장 서울 사당DV을 선보였다. 롯데GRS도 지난 5월 강남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스카이31 딜리버리&투고를 열었다. 


  • ▲ 뚜레쥬르ⓒCJ푸드빌
    ▲ 뚜레쥬르ⓒCJ푸드빌
    ◇ 매각에 철수에... 외식업계 수난시대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불황이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외식 경기가 둔화된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대표적으로 CJ푸드빌은 올 상반기 매출 2915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32.7%나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CJ푸드빌 뚜레쥬르가 매물로 나왔다. 9월 매각 예비 입찰을 진행했을 당시 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펄마캐피탈, JKL파트너스 등이 참여했지만 11월 본입찰이 무산됐다.

    투자자들과 CJ푸드빌간 뚜레쥬르의 매각 금액 산정에 차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은 지난해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뚜레쥬르까지 매각을 추진하면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수년 전부터 국내 외식시장은 '프랜차이즈'의 무덤이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곳들이 생겨났다. 치킨·버거 브랜드 파파이스는 국내에서 철수했다. 1994년 압구정에 1호점을 낸지 26년 만이다. 한때 매장이 200개를 넘었지만, 외식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 ▲ 친환경 아이스팩ⓒ신세계푸드
    ▲ 친환경 아이스팩ⓒ신세계푸드
    ◇ "착한 포장 늘린다" 필환경 대세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그린슈머(Greensumer)가 늘어나면서 식품업계가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고 있다. 정부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라고 장려하면서,  과대 포장 대신 재활용 가능하거나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배출된 플라스틱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비닐도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테이크아웃 제품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일회용 포장재 사용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는 친환경 아이스팩을 개발했다. 초록마을은 최근 친환경 배송바구니를 도입한다. 초록마을의 친환경 배송바구니는 재활용 골판지로 만든 종이바구니로,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조립식으로 만들었다. 아워홈은 전국 800여 개 점포에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도입했다. 

  • ▲ 파리바게뜨 구독서비스ⓒSPC그룹
    ▲ 파리바게뜨 구독서비스ⓒSPC그룹
    ◇ "1일 1회 정기권" 구독경제 대세로 

    식품·외식업계가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구독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우유 정기구독 서비스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범위가 커피까지 넓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소비가 늘어나면서 구독 서비스 인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25조9000억원이던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올해 40조1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기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받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다. 업체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구독료 매출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요 예측이 가능하다.

    이에 던킨, 엔제리너스, 뚜레쥬르, 파리바게뜨는 커피 구독권을 선보였다. 롯데푸드는 공식 온라인몰 롯데푸드몰에서 이.달.먹(이 달엔 뭐 먹지) 구독 서비스를 진행했다. 


  • ▲ 던킨 캠핑 폴딩 박스ⓒ던킨도너츠
    ▲ 던킨 캠핑 폴딩 박스ⓒ던킨도너츠
    ◇ '캠핑 굿즈' 열풍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캠핑이 대세로 떠올랐다. 식품·외식업계도 늘어난 캠핑족을 겨냥한 캠핑 굿즈 등 관련 마케팅을 진행했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캠핑산업 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성장했다. 2017년 1851개였던 등록 캠핑장 수도 190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캠핑 이용자 수는 403만명으로 전년 보다 33.9% 증가했다.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국내 캠핑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거리 유지와 맞물려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기존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와 협업해 소장가치를 높인 굿즈들이 인기를 끌었다. 할리스커피는 지난 5월 아웃도어 브랜드 하이브로우와 협업해 파라솔이 달린 캠핑의자를 시중가 대비 저렴하게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스타벅스도 올해 가장 화제가 됐던 굿즈인 레디백과 함께 캠핑의자 레디체어를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 사은품으로 출시했다.

    투썸플레이스는 피크닉 테이블, 던킨은 캠핑 폴딩 박스, 롯데리아도 폴딩박스를 선보였다. 코카콜라는 캠핑·피크닉 세트, 오비라거는 미니 천막을 출시해 인기를 모았다.

  • ▲ 농심 미국LA공장ⓒ농심
    ▲ 농심 미국LA공장ⓒ농심
    ◇ "국내시장은 작다"…  해외로 눈 돌리는 식품업계

    식품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식품시장의 규모는 제한적이고 경쟁이 워낙 치열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살 길을 찾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 생산 유통업체인 쉬완스 컴퍼니(이하 쉬완스)가 캔자스의 피자공장 확장에 들어갔다. 농심은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미국 제1공장의 물류창고에 제2공장을 건립한다. 당초 농심은 LA 인근 코로나시 15만4000㎡ 부지에 제2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지만 제2공장 건립 계획을 변경했다. 신세계푸드는 미국 장터 코퍼레이션 공장 증설에 98억원을 투입한다.

    오리온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러시아 트베리주 크립쪼바의 신공장 부지에서 투자 협정식을 가졌다. 기존에 러시아 트베리주와 노보시비르스크주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으나 현 생산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