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21년 만에 막 내리면서 민간인증서 경쟁 본격화카카오 통신사 3사 패스PASS, 네이버, 토스, KB국민은행 비교가입과 인증 편리하지만, 은행권 등 활용도 떨어져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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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독점 시대가 21년 만에 막을 내리면서 민간인증서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다. 어떤 인증서를 써야할지 고민하는 이용자를 위해 민간인증서들의 장단점을 살펴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초 시행하는 2020년도 연말정산부터 민간인증서를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민간인증서의 구분을 없앤다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개정안 시행으로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된 데 따른 조치다.
이로써 공공기관이 발행한 공인인증서와 함께 기업이 발행한 민간인증서도 신분증 용도로 사용이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공인인증서를 포함해 민간업체에서 발급하는 전자서명 서비스가 모두 '공동인증서'로 묶인다.
우선 행정안전부는 주요 공공웹사이트에 적용할 민간전자서명 서비스 시범사업자로 카카오, 통신사 3사의 패스PASS, 한국정보인증(삼성PASS), KB국민은행, NHN페이코 등 5곳을 최종 선정했다.
내년 연말정산을 할 때는 공인인증서 외에 5개 민간전자서명을 통해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간소화 등 주요 공공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정부가 시범사업자 후보로 선정한 5개 서비스 외 네이버와 토스 등에서 민간인증서를 발급받아봤다. -
◆"발급 쉽지만, 활용도는 글쎄"… 은행권, 민간인증서 도입 보수적
직접 이용해보니 민간인증서의 경우 편리함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접근성이 높으며 누구나 쉽고 빠르게 가입이 가능했다. 다만, 아직까지 활용도가 떨어져 기존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을 유입시키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카카오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이용자라면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다. 카카오톡 앱에서 '더보기' 탭을 누른뒤 카카오페이로 이동해 '인증' 탭을 누르면 바로 발급 화면으로 이어진다. 가입을 위해서는 본인 명의 휴대폰 인증과 계좌 본인 확인이 필요하다.
인증서 화면에서 바로 주요사용처를 볼 수 있고, 보험료 조회와 주식거래 등도 가능하다. 대표 인증기관은 국민연금공단과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공사, LH공사, 서울시 등 100여곳이다. 카카오페이 인증의 경우, 인증서 발급을 위해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돼 편리했다.
이와 반대로 PASS는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인증보다 간단한 절차가 강점이다. 휴대폰번호와 생일, 주민등록번호, 이름 등 정보를 입력하면 휴대폰 인증이나 계좌 인증 등 추가 확인절차 없이 터치 두번만으로 발급이 가능하다. 휴대전화 2단계 인증으로 보안 기능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
네이버 페이 역시 네이버 앱을 깔아야 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화면에서 메뉴에 들어가 '안심 발급하기'를 누르고 '10초만에 발급받기'를 누르면 된다. 현재 네이버는 12월 한 달안 네이버 인증서를 발급받은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인증서는 'KB스타뱅킹' 앱을 설치한 후 '인증센터'에서 발급 가능하다. 인증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휴대폰 본인 인증을 한 다음 신분증 스캔이 필요하다. 인증절차는 다소 복잡했지만, 유효기간이 없어 갱신이 필요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토스 인증도 앱을 다운받고 가입한 뒤 토스인증서를 내려받으면 된다. 생체 인증 또는 6자리 PIN번호만 입력하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페이코 역시 인증서를 발급받기 위해선 페이코 회원 가입이 따로 필요했으나 가입 절차는 비슷했다.
현재 민간인증서 중에는 패스(PASS)와 함께 카카오페이, 토스가 누적 발급 2000만 건을 넘기며 앞서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후발 주자인 네이버 인증도 현재까지 발급 건수가 200만 건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다만, 은행권에서는 보안 문제로 민간인증서 도입에 보수적인 모습이다. 카카오페이·토스 인증서를 도입한 시중은행은 SC제일은행이 유일하다. 일부 은행이 PASS 인증서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게 전부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민간인증서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공인인증서 유효기간이 남아있거나 인증서마다 이용 가능한 금융회사 범위 등이 달라 여러개의 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불편함 때문이었다.만약 인증서를 바꾸고 싶다면 본인이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앱 가운데 가장 활용성이 높은 인증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공인인증서도 여전히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급격한 변화는 없어 보인다"면서 "민간 인증서 시장은 현재 여러 서비스가 나오는 시작 단계로 가입자를 늘리는데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