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월 575만7940대 그쳐… 6년 연속 목표 미달내년 '전기차 도약 원년'… 아이오닉5 선두주자로품질리스크 헷지… 자율주행-UAM-로봇 등 미래준비
  • ▲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판매목표 달성에 사실상 실패했다. 코로나 확산이라는 돌발 악재를 만나 실적이 2012년 수준인 7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2015년부터 6년째 판매목표라는 허들을 넘지 못한 가운데 내년을 ‘전기차 원년’으로 삼고 실적 회복에 총력을 다한다는 각오다.

    29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대수는 575만794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57만1322대)과 비교해 12.3% 감소했다. 현대차가 336만9055대, 기아차는 238만8885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런 추세라면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700만대를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초 세운 연간 판매 목표(753만6000대)에 크게 모자란다. 두 회사의 실적은 2015년(801만대) 정점을 찍은 뒤 잇달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해엔 719만3337대로 밀려났다.

    올 들어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중국 판매를 회복하지 못한 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수출 및 생산 절벽 위기를 겪었다. 각종 전자 장치를 연결하는 전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으로 공장이 멈춰서기도 했다.

    올 판매가 700만 대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시계는 약 9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두 회사는 2012년 713만대, 2011년 660만대를 팔았다. 연말 내부 분위기가 무겁다.

    이날 53돌을 맞은 현대차는 기념식 하나 없이 올해도 조용한 생일을 보냈다. 매니저급 직원이 창립 기념일에 맞춰 하루 휴무를 받았을 뿐이다. 이 마저도 오는 31일 사용을 권고했다. 

    통상 기업이 비전선포식 챙기기에 나서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특별한 행사가 예정돼있지 않다. 대신 사업계획에만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을 ‘전기차 도약 원년’으로 선포했다. 더는 후발주자가 아닌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뜻이다. 두 회사는 내년에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첫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CV(코드명)를 각각 출시한다.

    자체 개발한 전용 플랫폼은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평평하게 깔아 공간 활용이 뛰어나다. 최적화된 차체 구조에 전기 모터 배치 등이 자유롭다.

    여기에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하고, 800V 충전을 지원해 급속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18분 안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된다. 

    특히 첫 차인 아이오닉 5는 현대차 포니 쿠페를 재해석한 콘셉트카 ‘45’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아이오닉 5에 대한 현대차의 의미 부여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3조4000억원 규모의 품질 비용을 털어내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한 내년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도심항공교통(UAM)에 이어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로보틱스 사업까지 ’성장 엔진’을 완전히 갈아끼웠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코로나 위기 속에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구사, 안고 있던 문제를 해결했다”며 “체질 개선에 힘입어 본격적인 실적 상승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라인업 ⓒ현대차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라인업 ⓒ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