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 점유율 22% '글로벌 2위'SK이노-삼성SDI도 5위권하이니켈 등 차세대 배터리로 초격차EU 脫아시아 정책, 화재사고 등 악재 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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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는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면서 3사의 외형 성장과 이익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성장에 따른 플레이어들의 증가로 경쟁이 한층 심화된 만큼 기술력을 높여 초격차를 벌리겠다는 방침이다.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은 모두 26.4GWh로, 전체 사용량의 22.6%를 차지하면서 2위에 랭크됐다.
중국의 CATL은 28.1GWh로 전체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의 24.2%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석달째 유지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연간 누적 배터리 사용량 1위를 달성하고 8월까지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CATL이 9월을 기점으로 역전해 11월까지 1위를 수성하고 있다.CATL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2017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회사다. 양사의 배터리 사용량 격차는 지난해 9월 0.3GWh에서 11월 1.8GWh까지 벌어졌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판매하는 테슬라 모델3에 배터리 공급을 시작한 CATL은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원정책을 2년 더 연장하면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CATL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인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일본 파나소닉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22.3GWh(19.2%)로 3위를 기록했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6.8GWh(5.8%), 6.5GWh(5.5%)로 4위, 5위를 차지했다.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해외공장 증설 등 공격적인 투자를 비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GWh에 비해 사용량 규모가 3.4배가량 늘고 점유율은 2.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으로 월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삼성SDI를 추월하기도 했다.'K배터리' 3사의 누적 점유율은 모두 33.9%로, 2019년 16.6%의 두 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전기차 10대 증 세 대 이상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셈이다.새해에도 2차전지 산업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비상할 것으로 기대된다.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차전지 제조업에서 국내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 신규 자동차 업체에 납품, 생산능력 증가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보급 확대로 인한 규모의 경제 효과와 양호한 세계 시장 지위 등에 힘입어 국내 2차전지 업체의 매출액이 올해도 전년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글로벌 2차전지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성장 폭이 가장 가파를 것으로 예측되는 산업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환경규제가 본격화되며 각 제조사의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연 평균 25%씩 성장해 2025년에는 160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1490억달러로 전망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미국 바이든 정권의 출범으로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전기차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성장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는 공급량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3사도 올해부터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기차 비중을 더욱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자동차도 전기차 기반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든 첫차 아이오닉5를 출시할 방침이다. 기아자동차 역시 이 플랫폼을 활용해 올해 전기차 CV(프로젝트 명)를 내놓을 예정이다. -
시장이 넓어지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국내 배터리 3사는 R&D와 설비 투자를 적극 확대하면서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하이니켈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켈 비중이 높으면 고용량 배터리를 만들 수 있어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유리하다. 다만 안정성 우려가 높아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차세대 배터리 양산체제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하반기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올해 니켈 비중을 90%로 끌어올린 고효율 하이니켈 배터리를 테슬라에 납품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테슬라 차세대 모델 'Y' 등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니켈 함량을 높이고 코발트 비중을 낮춘 이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는 효율과 원가 면에서 기존 제품보다 경쟁력을 갖췄다. 해당 배터리 장착시 600㎞ 이상 주행거리 확보도 가능하다.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추가 투자를 위한 자본 투입을 확정하면서 '파이낸셜 스토리'를 쌓아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1공장에 더해 2공장 추가 건설을 추진 중이다. 미국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에만 3조원이 투입됐다.2023년 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만 21.5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전사 기준으로는 80.5GWh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100GWh를 목표로 생산능력을 구축하고 있다.삼성SDI도 차세대 배터리 '젠(Gen)5'를 필두로 배터리 분야 성장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공장에서 젠5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한다. 하이니켈 NCA 양극재가 적용되는 이 배터리는 기존보다 에너지 밀도를 20% 이상 높이고 제조원가도 낮춘 것이 특징이다.삼성SDI는 신규 배터리 출시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와 BMW 등 유럽 고객사 중심의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과 손익 개선을 동시에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이에 따라 3사의 실적 전망도 밝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연이어 수익 상승 기조를 높여가고 있으며 2021년 매출액은 1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삼성SDI도 흑자전환 기대감이 높다. 이미 지난해 3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손익분기점에 다다르면서 첫 흑자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3조원 중반의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비용 투자가 이뤄지던 전지 업체 중 다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기 기준으로 손익분기점까지 도달했고, 올해부터는 마진 상승률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다만 △EU의 아시아 배터리 의존도 저감 정책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화재사고 등 안정성 문제 △국내 기업간 소송 등은 넘어서야할 과제로 남아있다.EU 집행위원회와 각 유럽 정부는 한국과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가 높다는데 위기감을 갖고 산업육성책인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배터리 생산 체인을 육성해왔다.폭스바겐과 BMW가 출자한 스웨덴 스타트업 노스볼트는 올해부터 스웨덴에서 수력발전을 이용해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며 독일 북부 잘츠기터에서는 폭스바겐과 합작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프랑스 자동차 대기업 PSA도 석유업체 토탈의 자회사이자 배터리 제조업체인 사프트와 합작사를 설립해 프랑스와 독일에 각각 24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노스볼트와 PSA의 프로젝트는 EU 집행위원회와 독일, 프랑스 정부 등이 지원한다.완성차 업체도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상대가 되고 있다. 배터리 내재화를 수차례 언급한 테슬라는 지난해 '배터리 데이'에서 2022년 10GWh, 2030년 3TWh 규모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GM은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웠고, 폭스바겐도 스웨덴 배터리업체와 합작공장을 설립해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최근에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에 이어 애플까지 2024년까지 자율주행 승용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차량에는 자체 개발한 배터리 기술을 적용될 전망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각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 기조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고용량 제품에 최적화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앞당기고 생산능력 확장을 통해 배터리 부문의 성장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