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관세 '0'… 일본 부품 수급이 관건충전소 110기 추가… 인천공항, 울산 등 10개 내연차 부품업체, 수소차 부품으로 재편
  • 지난해 그린뉴딜을 앞세워 한국판뉴딜 계획을 발표한 정부가 수소차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초점은 민간기업의 동참 확대다. 관련산업 관세를 낮추고 기업들이 수소차를 구입하면 보조금을 우선 배정하는 등 패러다임 전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수소차 신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소재 수입에 대한 관세율을 0%로 내린다. 수소 연료전지에 생산에 필효나 코팅머신·연신기,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용 니켈코발트망간 소재 등이 대상이다.

    정부가 관세를 우선 인하하는 것은 기업들이 수소 경제 진입에 아직 머뭇거리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막대한 투자자금도 문제지만 지난해 한일 경제마찰 후유증으로 수소 관련 소재·부품·장비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탓도 적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일본 자동차 부품 일본 의존도는 6%로 2019년 8%에 비해 다소 개선됐지만 아직 일부 핵심부품은 여전히 일본 수입에 의해 이뤄지는 형편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업이 수소차를 구매·임차하면 보조금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기업이 미래차 전환을 공개 약속할 경우 사업장에 충전기반시설을 설치하는 지원도 제공한다. '한국형 미래차 전환 100'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공공부문 의무구매제와 함께 민간의 자발적 전환을 유도하는 것으로 투트랙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인프라 확보를 위한 수소충전소 건립도 대폭 늘어난다. 지난달 30일 울산시 남구에 개소한 울산 투게더 수소충전소를 비롯해 4일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인근 충전소 등 올해만 110기 충전소가 지어질 전망이다.
  • ▲ 서울 여의도 국회 수소 충전소ⓒ뉴데일리 DB
    ▲ 서울 여의도 국회 수소 충전소ⓒ뉴데일리 DB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소차 보급에 나서면서 민간기업도 빠른 사업 재편에 돌입하고 있다. 내연기관 부품업체들이 속속 수소차 제조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플러그 생산에 주력했던 우진공업이 수소차 열관리시스템 생산에 진출하는 등 10여개 중소기업이 사업재편계획을 제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수소충전소가 대가 늘어날 조짐이라 사업진출을 고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수소경제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는 정책이 실리면서 기업인식이 많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 수소 관련 기술이 미진한 상황에서 정부의 기업 참여 독려가 밀어붙이기 정책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정부가 수십조원을 투자하는 선진국 사례와 달리 기업의 희생을 담보하는 경험축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경제 관련 특허 출원 중 한국의 비중은 8.4%로 약 30%인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부진하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정부의 투자확대가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며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수소충전소 확대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