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지표 부진, 시장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반증"경쟁사가 따라잡기 힘든 브랜드파워 확보 주문부진 사업군, 실행의 문제… “투자 결실 맺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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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이 경영진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미래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라는 주문이었다.
롯데는 14일 전날 열린 상반기 VCM(사장단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4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신 회장은 시종일관 혁신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은 “코로나19로 지난해 경영지표는 어느 때보다 부진했다”며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질책했다.
신 회장은 나이키를 사례로 예시로 들며 우수한 제품뿐만 아니라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의 가치를 소비자에 전달해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브랜드 파워를 갖췄다며, 롯데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지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30여분간 각사의 CEO들에게 각사의 본질적인 경쟁력과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분발을 촉구했다. 5~10년 후 회사의 모습과 비전을 임직원에 제시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경영철학에 기반한 물음이었다.지주 및 4개부문 BU 임원, 계열사 CEO 등 130여명의 참석자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4시간여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주제는 ‘재도약을 위한 준비'였으며 계열사별 위기대응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다.
참석자들은 현재 방식에 기반한 개선 만으로는 혁신의 폭에 한계가 있다는데 동감하며 지난 성과를 냉철하게 돌아보고 중장기적 전략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
신 회장은 미래 관점에서 시장을 내다보고 시장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점검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각 사업분야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하는 동시에 주위를 둘러보며 차별적인 기업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요구다.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도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투자가 결실을 맺기 위해선 전략에 맞는 실행이 필수조건이라고 지적했다.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조직문화에 관한 논의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기업문화 쇄신을 위해 지난 2년간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며 “그러나 아직 일부 회사에서는 권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꼬집었다.이어 “시대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선 CEO부터 변해야 한다”며 “경영진부터 변화해야 회사나 그룹 전제 조직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도 언급했다.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어떠한 사회적가치를 시장에 제공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 회장은 “롯데는 IMF와 리먼 사태에도 과감한 결단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우리에게는 위기극복의 DNA가 있다. 하지만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 성공경험을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달라. 나 역시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