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 역대급 자금 유입…개인 투자자 증시 견인 역할한국경제 성장 큰 의미, 자본시장 생태계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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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3000시대 진입은 자본시장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역대급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몰린 것은 한국 경제 성장에 큰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다. 

    증권업계 CEO들은 코리아 프리미엄(한국이라 고평가되는 현상)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소재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를 열고, 코스피 3000 돌파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 역대급 자금 유입…한국인의 한국 주식 비중 확대 '긍정적'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3000 달성과 관련 "올해 첫 6거래일 동안 직접투자자금 유입 규모는 11조3000억원이며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 유출 현상이 나타났다"며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하기 힘든 주식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로 이른바 '머니 무브'가 진행된 것은 구조적·순환적 요인이 혼재됐다. 그는 주식 투자 자금의 성격을 두고 "절대 저금리와 리스크 테이킹(실질금리 제로 또는 마이너스), 너무 멀어진 부동산, 친구 따라 강남간다(상대적 박탈감) 등"이라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 가계 부채가 심각하다고 말하지만, 가계 금융부채(1992조원)보다 금융자산(4325조원) 규모가 더 크다"며 "가계 소득 정체의 원인은 자영업 부진과 저금리에 따른 이자 수익 감소다. 주식시장으로의 머니 쉬프트는 합리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고공권이 아닌 바닥에서 주식 비중을 늘린 유일한 사례라는 점도 짚었다. 과거 주가 상승이 작기간 진행된 이후 고점 부근에서 투자 열풍 현상이 나타났으나, 최근 직접 투자자들의 성향은 이들과 다르다는 관점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는 한국 기업들의 높은 이익 변동성과 낮은 배당수익률, 글로벌 경제 전반의 문제 등이 꼽힌다. 

    김 센터장은 "최근 2차 전지 등 새로운 주력 산업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데, 상장사 배당성향 30%대는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유동성의 물꼬가 실물경제로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팽창으로 M2(총통화) 규모는 폭증한 반면 GDP는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중앙은행의 의도와 달리 풀린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 센터장은 "주식을 비롯한 자산시장은 과잉 유동성의 최대 수혜이자 불평등은 강화됐다"며 "글로벌 경제 전반의 과제로서 과잉 유동성을 실물 경제로 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 증권가 CEO "자본시장 향한 머니, 한국경제 성장에 큰 의미"

    증권업계 CEO들은 대규모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된 것은 생태계 활성화 뿐 아니라 국민경제 측면에서도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1년간 98조원 규모의 자금을 앞세워 증시 견인 역할을 해낸 점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시장을 향한 머니무브는 한국 경제성장에도 큰 의미가 있다"며 "유통시장의 성장은 기업으로 하여금 발행시장에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해서 기업이 발전 가능성 커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생태계 활성화로 인해 국민경제 측면에서도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 사장은 "글로벌 관점에서도 한국 기업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투자 수익과 국내 경제 책임 강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현재 시점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이라 저평가되는 현상)보다 프리미엄 요건을 더 주의깊게 살펴야한다는 진단도 있다. 

    박태진 JP모건증권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아이러니하게 언택트, IT주가 각광받고 있는데 수혜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며 "해외에 한국 방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준 것도 사실이다. 타이트한 컨트롤이 다른 이머징 마켓 대비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여러 정책도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이 같은 요건이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작년 주식시장에서 해외 기관들이 20조원 규모의 순매도에 나선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이머징 마켓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박 대표는 "이머징 마켓에 대한 자금 순유입은 2021년에도 이어질 것이며 한국 주식시장으로서는 굉장히 좋은 상황"이라며 "앞서 20조원의 순매도가 다시 적극적으로 유입되는 것이 관찰되지는 않지만 프리미엄 효과, 이머징 마켓 순유입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 스마트 개미 등장…자산운용사·기관투자자 역할과 책임 막중해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자본시장 주체로 부각되면서 자산운용사와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은 "국내 주식시장 관심을, 향후 변동성 확대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잡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최근 들어 제품이나 서비스가 갈수록 짧아지고 갈수록 시장 예측 어려워진 만큼 일반투자자에 맞는 상품을 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금융이 이제는 부가가치가 더 높은 일을 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필요한 혁신기업에는 공급하고, 돈이 있는 개인 등에는 안정적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야한다. 적극적 ESG 활동 통해서 한국 기업 가치 재평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퇴직연금 시장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 안정화할 수 있게 해야한다"며 "주식의 투자 비율 등 통해 중장기적으로 투자 베이스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위축된 공모펀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사장은 "주식형 펀드 수익률 개선을 위해선 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투자기법을 활용해 분석 능력을 제고하고, ESG나 수소경제 등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공모펀드를 출시해야 한다"며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거나 분산 투자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모펀드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모펀드의 장기적 투자를 위해선 세제혜택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 사장은 "기본적으로 자산운용사가 리스크 관리를 잘하고 사고 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수익, 신뢰 생기면 변동성 생겨도 중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