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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해온 증시에서 코스피지수의 사상 첫 3000시대 개막은 개인 투자자가 주도해 이뤘다.
동학개미들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는 현재 증시지만, 일각에서는 하방압력 위험신호가 도사리고 있어 고점 터치 후 연착륙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패닉으로 1500선 아래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를 동학개미들이 끌어올리기 시작해 전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포인트 돌파를 이뤄냈다.
코로나19 사태가 오히려 개인들에게 기회가 되면서 현재는 국내 증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조5000억원과 25조5000억원어치 팔아치울 때 개인들이 무려 47조4000억원을 사들이며 국내 증시를 지탱했다.
올해 들어서도 단 3거래일 동안 3조8000원 이상의 물량을 사들이면서 3000시대의 주역으로 섰다.
그러나 코스피 3000 시대 개막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신호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가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신용융자잔고)은 19조6241억원으로 2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년전 9조원대에 비해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증권사 등을 통한 단기자금은 물론 시중은행을 통한 가계대출 상당수가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감안하면 빚투 규모는 신용융자잔고 집계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실물경제는 증시호황과는 정반대로 최악의 지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당국은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실물경제를 구하기 위해 유동성을 대규모로 풀고 정책을 완화했지만 이 유동성이 대부분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증시의 활황을 반기면서도 실물이 뒷받침되지 않은 자금 쏠림현상은 결국 자산의 양극화 심화는 물론 경기 회복국면에서 급격한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는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공매도 재개도 큰 변수다.
공매도 재개 시 활황을 맞은 시장의 급격한 냉각을 피하기 힘들다.
당국이 한시적 공매도 중단기간을 계속해서 미루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이미 동학개매의 힘으로 공매도 재개를 한차례 연장한 상황에서 단기과열 양상을 보이는 시장에 공매도의 '적정가격 형성'이란 순기능이 꼭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3000선까지 돌파하며 강세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를 연장할 명분도 없다"며 "당국이 공매도 금지를 그대로 두면 거품을 키우는 상황이 되고, 공매도를 재개할 경우 주가 하락과 증시 혼란을 피하기 힘들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