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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문 1배달'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배달앱 쿠팡이츠가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동종업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올려놓은 배달파트너 수수료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쿠팡이츠는 오는 3월 2일부터 배달수수료 정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기본 수수료는 2500~1만6000원이다.
거리와 주문량, 날씨 등에 따라 최대 1만원까지 추가 할증료를 지급한다. 상황에 따라 최대 2만 6000원이 책정될 수 있다.
배달 수요가 없을 때 최저 배달료를 낮추는 대신 폭설·폭우 등 악천후에 따른 '위험수당'을 고려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한 주문 한 배달'로 따뜻한 음식을 안전하게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실시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달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며 "배달거리 할증을 포함해 지역, 날씨, 주문의 부피, 배송지 위치 등의 배달 파트너에게 상황에 따라 더 합리적인 금액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해 11월에도 최저 배달 수수료를 3,300원에서 3,100원으로 내린 바 있다.
이번 공지로 약 세 달만에 약 25%의 배달비가 줄었다. 쿠팡이츠 론칭 당시와 비교하면 최소 5000원의 배달비에서 약 1년 반 만에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들은 예상보다 빠른 수수료 인하 작업에 반발이 거세다.
배달노동자 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페이스북을 통해 "쿠팡의 갑질이 선을 넘었다"며 "배달료를 비롯한 근무 조건을 맘대로 바꿔 필요할 때는 라이더를 쓰고, 필요 없을 때는 라이더를 버리기 위해 기본배달료를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는 28일 유튜브를 통해 '라이더 증언대회'를 개최한 뒤 2월3일 쿠팡 본사 앞에서 수수료 정상화를 위한 직접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한 파트너는 쿠팡이츠의 갑질을 고발하는 청와대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5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쿠팡이츠의 갑질, 무보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각종 프로모션을 마련해 일반인들을 배달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지만 임금이 어떻게 정산됐는지 그 내용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문의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업 종사자들이 유상운송종합보험 가입이 안돼 무보험 사각지대로 내모는 정책 등을 지적했다.
이어 이번 가격 정책 변경에 대해 "쿠팡이츠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비슷한 동선을 묶어 한꺼번에 배달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단가 인하에 따른 충격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2500원 기본 단가로 시간당 3, 4건을 배달한다 해도 세금과 기름값 비용을 빼면 최저 시급 이하의 수익"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그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생각보다 빨리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라며 "시장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다 "고 평가했다.
한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월 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월 27만명에서 12월 284만 명으로 약 10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