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세수입 285.5조…전년比 7.9조 감소자산세만 '껑충'…종부세 35%↑·증권거래세 96%↑11월 현재 관리재정수지 98.3조 적자… 나랏빚 826조
  • ▲ 돈.ⓒ연합뉴스
    ▲ 돈.ⓒ연합뉴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국세 수입이 2년 연속 '펑크' 났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법인세가 1년전보다 17조원이나 쪼그라들었다. 반면 종합부동산세와 증권거래세 등 자산 관련 세수는 큰폭으로 늘어 대조를 보였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보면 지난해 총세입은 46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전과 비교해 63조5000억원, 예산 대비로는 5조5000억원이 더 걷혔다.

    일반회계 392조4000억원, 특별회계 73조1000억원이 걷혀 예산대비 3조2000억원(0.8%)과 2조3000억원(3.2%)이 초과했다.

    국세수입은 285조5000억원으로 전년(293조4000억원)보다 7조9000억원(2.7%) 줄었다. 2019년 1161억원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국세수입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013년, 지난해 등 단 4차례를 제외하고는 통계청이 관련 집계를 내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이후 매년 늘었다. 2년 연속 감소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세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법인세였다. 지난해 법인세는 55조5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16조7000억원이나 줄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기업 실적이 부진했던게 컸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하면서 관세와 주세도 각각 1년 전보다 8000억원과 5000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도 줄었다. 지방소비세율이 15%에서 21%로 오르고 수입이 줄면서 전년보다 5조9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정책 실패에 따른 패닉바잉(공황구매)과 각종 규제로 유동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자산시장 관련 세금은 크게 늘었다. 주택과 주식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양도소득세는 23조6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7조5000억원(46.9%), 증권거래세는 8조7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4조2000억원(95.8%) 각각 증가했다. 주택의 경우 매매건수는 2019년 80만5000채에서 지난해 127만9000채로 58.9% 급증했다. 종합부동산세(3조6000억원)는 9293억원(34.8%) 증가했다.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 여파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자산 관련 세금이 크게 늘면서 세수는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해 6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예상한 국세수입 전망치는 279조7000억원이었으나 실적치는 5조8000억원(2.1%)이 더 걷혔다. 다만 최근 5년 평균 세수 오차인 10조6000억원보다는 작은 수준이다.
  • ▲ 아파트.ⓒ연합뉴스
    ▲ 아파트.ⓒ연합뉴스
    총세출은 453조8000억원이다. 예산액과 전년도 이월액을 더한 예산현액(462조8000억원)의 98.1%를 집행했다. 지출액은 전년(397조3000억원)보다 56조5000억원(14.2%)이나 증가했다. 집행률도 전년(97.4%)보다 0.7%포인트(P) 올랐다.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의 관리대상사업은 집행실적이 305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간계획(318조9000억원)의 95.8% 수준이었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잉여금은 11조7000억원이다. 2조3000억원을 이월하고 남은 세계잉여금은 9조4000억원 흑자였다. 일반회계 5조7000억원, 특별회계 3조6000억원이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정산과 공적자금 출연, 채무 상환, 추경 편성 등에 쓰일 수 있다. 불용은 6조6000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1조3000억원 줄었다.
  • ▲ 세입-세출.ⓒ연합뉴스
    ▲ 세입-세출.ⓒ연합뉴스
    기재부가 이날 함께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2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63조3000억원 적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5조4000억원 적자 폭이 커졌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98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1~11월) 적자(45조6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1년 새 52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모두 1∼11월 누적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 적자다.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는 826조2000억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7조3000억원이 늘었다. 재정 당국이 전망한 올해 국가채무 846조9000억원(GDP 대비 43.9%)의 97.6%까지 근접했다. 국민 1인당 나랏빚은 1593만원(추계인구 기준)쯤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1280만원에서 3년 만에 313만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