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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내내 반도체 '공급부족(shortage)'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소비자가전 등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부터 자동차, PC, 모바일, 무선통신 등 주요 반도체 사용처에서 수요가 두자릿수 이상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매출은 99억달러(약 1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으나 직전 분기보다는 28.3% 급증했다.
지난해 2분기까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이 줄었다가 3분기 들어 소비심리 회복으로 급격히 자동차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TV나 생활가전 분야도 마찬가지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소비자 가전용 반도체 매출은 약 121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4%, 직전 분기보다 25.2% 늘었다. 3분기부터 TV, 가전 등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부족' 현상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TSMC, SMIC 등 주요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들이 대부분 풀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옴디아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8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리드타임(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1~2개월에서 3~4개월로 두배 이상 늘었다"면서 "늘어난 리드타임은 공급부족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반도체 품귀 현상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의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란 점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디스플레이 구동칩인 'DDIC' 시장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DDIC 공급부족으로 올 1분기까지 제품 가격이 20~30% 인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지난해부터 급격히 상승하며 TV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옴디아 측은 "지난해 상반기 LCD TV 패널가격은 40~50% 상승했고 올해도 상반기에 30%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파운드리 가동률이 100%에 달하지만 8인치 캐파 부족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업계도 부품 결핍으로 노트북PC 등의 생산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