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1·2분기 후보지 발표"… 변창흠 장관 "3기 신도시 면적과 비슷"洪 "2025년까지 205만가구 공급… 매매·전셋값 상승률 소폭 둔화"시장 반응은 '글쎄'… 여론조사 결과 '도움 안 될 것' 절반 넘어
  • ▲ 아파트 모델하우스.ⓒ뉴데일리DB
    ▲ 아파트 모델하우스.ⓒ뉴데일리DB
    정부가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며 발표한 2·4 부동산대책이 구체성이 떨어져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수도권에만 18만 가구를 공급한다며 발표한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신규 택지 총면적이 기존 3기 신도시 5개를 합한 면적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4대책이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주택공급 규모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와 함께 실행 가능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면서 "25만여 가구에 달하는 신규 공공택지의 경우 1·2분기에 걸쳐 신속히 후보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혼란을 막기 위해 구획 획정 등 세부사항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지난 4일 오는 2025년까지 서울 32만 가구 등 전국에서 83만6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2·4대책에는 신규 택지 조성방안도 포함됐다. 총 25만여 가구를 신규 택지 조성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으로, 수도권에만 18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신규 공공택지와 관련해 변창흠 장관은 전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전국 20여곳에 잠정적으로 부지를 정해놓은 상태고 마지막 필지를 확정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1차 발표가 임박했음을 내비친 셈이다. 이날 변 장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신규 택지의 총면적은 기존 3기 신도시 5개를 합한 면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남양주 왕숙·인천 계양·하남 교산·고양 창릉·부천 대장 등 기존 3기 신도시의 면적은 총 2986만9568㎡로, 총 16만3000가구가 공급된다.
  • ▲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주재하는 홍남기 부총리.ⓒ연합뉴스
    ▲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주재하는 홍남기 부총리.ⓒ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공공주택특별법, 도시정비법, 소규모정비법, 토지보상법 등 관련 법안을 이번 주 국회에 내고 다음 달까지 개정해 6월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2·4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도록 정책 집행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홍 부총리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의 경우 법 시행과 함께 후보지 선정이 시작될 수 있게 후보지역에 대해 이달부터 두세달 집중적으로 사업관계자 등에 대한 설명회를 열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아직 2·4대책의 시장 영향을 판단하기엔 이르나, 서울과 지방의 매매가격 상승 폭이 소폭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8일 부동산원이 조사한 주택매매시장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이달 첫째 주 0.10%에서 둘째 주 0.09%로 소폭 내렸다. 같은 기간 지방도 0.24%에서 0.22%로 낮아졌고, 서울 강남4구는 보합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전세시장도 수도권 입주물량이 늘면서 매물누적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이후 상승 폭이 계속 둔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은 상승률이 이달 첫째 주 0.11%에서 둘째 주 0.10%, 지방은 0.25%에서 0.21%로 각각 내렸다는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기존대책들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태도다. 그는 "8·4대책 신규부지는 대부분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가 진척되고 있어 연내 지구 지정과 사업 승인 등 인허가 절차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릉골프장 부지는 올 하반기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추진한다. 서울조달청 부지는 애초 이전청사 완공 후 이전하려던 계획을 임시청사를 먼저 이전하고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바꿔 사업기간을 줄이기로 했다. 서울 서부면허시험장 대체부지 확보는 경찰청과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11·19대책은 상반기 중 전국 4만9000가구 공급 물량을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면서 "2·4대책에서 발표된 신축 매입약정 전용 사업자 대출보증 신설 등 11·19대책 관련 제도 개선은 다음 달까지 완료토록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기존 공급물량과 2·4대책을 합산하면 중복되는 물량을 빼고도 2025년까지 205만 가구가 공급된다"며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라고 했다. 그는 "세계 금융위기 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경험 등도 있었던 만큼 이제 시장 참가자들이 긴 시야로 냉철하게 시장에 참여할 때"라고 말했다.
  • ▲ 2·4부동산대책 여론조사 결과.ⓒ연합뉴스
    ▲ 2·4부동산대책 여론조사 결과.ⓒ연합뉴스
    그러나 2·4대책에 대한 정부의 긍정 평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지난 8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5일 YTN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조사한 결과, 2·4대책이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53.1%로 나타났다. '도움 될 것'이라는 응답은 41.7%였다. 서울에선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56.4%로 '도움 될 것'이라는 의견(39.0%)보다 우세했다. 나이별로는 20대에서 부정적인 응답이 62.7%에 달했다. 40대에서도 도움 되지 않을 거라는 응답이 56.0%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6~9일 전국 1002명에게 물은 결과도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2·4대책의 '효과가 높을 것'이란 응답은 27.2%에 그쳤다. 기존과 '별 차이 없을 것' 49.1%, '낮을 것' 16.7%로 나타났다. 20·30대에선 되레 집값이 오를 거라는 전망이 70%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