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 500ml 캔·1.6리터 페트 제품 가격 인상 검토주요 채널에 공문 보내 가격 인상 폭 협상 중 사실상 할인 폭 줄이기… 출시 후 상시 할인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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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비맥주
    오비맥주가 발포주 ‘필굿(FiLGOOD)’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지난해 7월 말 가격을 인상한 지 반년만이다. 그동안 파격적인 할인으로 판매해오던 ‘필굿’의 가격을 올리면서 새로운 가격 정책을 선보일지도 관심사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주요 채널에 ‘필굿’의 가격인상 공문을 넣고 오는 3월 1일부터 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필굿 500ml 캔 제품과 1.6리터 페트병 제품이 대상이다. 

    채널별 가격인상 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편의점의 경우 500ml 캔 제품의 소비자가가 1300원에서 1400원으로, 1.6리터 제품은 3400원에서 3600원으로 인상되는 안이 유력하다. 355ml 캔 제품은 이번 가격인상에서 빠졌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필굿’은 출시 이후 2년 동안 파격적 할인을 진행해왔는데, 이에 대한 할인율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필굿’이 먼저 출시된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할인가에 판매 중이었던 만큼 가격을 조금씩 올려가며 시장 반응을 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는 ‘필굿’의 판매량이 ‘필라이트’에는 미치지 못해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는 오비맥주의 판단도 주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혼술’시장이 빠르게 커지자 대표적인 가정용 주류인 발포주 시장도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필굿’은 주류 제품 중에서 유독 가격이 오르내린 독특한 제품이다. 지난 2019년 출시 4개월만에 한시적 가격인하로 출고가를 인하한 뒤 지난해 7월 말 가격을 11~29% 가량 인상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355ml 캔 제품이 500ml 캔 제품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반년만에 다시 진행되는 가격인상에 355ml 캔 가 빠진 것도 이런 기형적 판매가에 대한 정리 과정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실제 판매 가격이 얼마나 비싸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동안 ‘필굿’은 선발주자인 ‘필라이트’를 따라잡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을 진행해온 터인 만큼 이번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할인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 다시 할인율을 높이는 식의 가격 운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할인율에 따라 체감 가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가격 할인만으로 ‘필라이트’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점도 새로운 가격전략을 고려하는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